미국, 북한 미사일 발사 사전 감지… 전문가 "괌 타격능력 과시 의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화성-12형으로 추정…IRBM 정상각도 시험발사 처음인 듯
"남은 과제는 정확도 향상과 ICBM 정상발사" 북한이 15일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앞서 미국이 이 같은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는 하루 전 북한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정보 기관을 방문해 미사일 이미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 NBC 방송도 시험발사 전 72시간 동안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옮기고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미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내부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역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 가장 먼 거리를 비행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IRBM을 정상각도에 가깝게 쏘아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며, 미국령 괌을 사정권에 두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CNN 방송과 NYT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은 이날까지 모두 15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 이후로는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일본 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미사일은 '화성-12형'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멀리사 해넘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초기 데이터에 근거해 이 미사일은 8월29일 시험발사 때 사용된 것과 같은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도 이 미사일이 IRBM으로 추정된다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초기 판단을 근거로 화성-12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미사일이 정상각도에 근접한 궤도로 발사돼 먼 거리를 날아갔다는 점이다.
팬더 편집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수행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운데 최장거리 비행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이 3천700㎞를 비행했다는 점을 들면서 "이런 사실은 북한이 미사일 사거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궤도인 '최소 에너지 궤도'(MET·정상각도)에 가까운 각도로 화성-12형 IRBM을 최대 사거리까지 시험한 첫 시도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이 MET 궤도에 매우 가까웠다는 점에서 (북한은) 아마 이 미사일의 실제 운용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남은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재진입체(RV) 기술에 대해서도 나랑 부교수는 "RV도?"라고 반문하면서 "모두 엄청난 뉴스다…"라고 우려했다.
팬더 편집장 역시 이날 시험이 북한에 중요한 기술적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으로 진단하면서 "MET로 최대 사거리까지 시험한 것은 미사일 RV가 실제 작전에서 견디는 것과 같은 종류의 물리적 압력, 온도를 경험하게 해줬다는 의미가 있다"며 실전을 염두에 둔 RV 기술을 시험한다는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날 미사일 발사의 전략적 의도는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해넘 연구원은 "그들은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도 "이번 시험발사의 사거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특히 괌은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상주하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해 미 공군과 해군의 태평양 전초기지가 다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을 정밀타격할 수 있느냐가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지 나흘 만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멤버였던 조지 로페스는 CNN에 "새 미사일 시험은 엄중한 유엔 제재에 대한 반응이자 북한의 행동을 바꿀 방법으로 여겨진 제재와 군사적 위협의 한계에 대해 널리 알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도 이날 보도에서 "새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지 며칠 만에 미국과 중국에 직접적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북한의 남은 과제는 미사일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팬더 편집장은 내다봤다.
수소폭탄을 탑재하고 미 본토 도시를 노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정확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괌을 타깃으로 한 화성-12형 IRBM은 미군 기지를 정밀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그는 화성-14형 ICBM의 정상각도 시험발사가 북한의 다음 수순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수진 기자 firstcircle@yna.co.kr
"남은 과제는 정확도 향상과 ICBM 정상발사" 북한이 15일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앞서 미국이 이 같은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는 하루 전 북한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정보 기관을 방문해 미사일 이미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 NBC 방송도 시험발사 전 72시간 동안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옮기고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미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내부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역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 가장 먼 거리를 비행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IRBM을 정상각도에 가깝게 쏘아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며, 미국령 괌을 사정권에 두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CNN 방송과 NYT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은 이날까지 모두 15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 이후로는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일본 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미사일은 '화성-12형'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멀리사 해넘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초기 데이터에 근거해 이 미사일은 8월29일 시험발사 때 사용된 것과 같은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도 이 미사일이 IRBM으로 추정된다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초기 판단을 근거로 화성-12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미사일이 정상각도에 근접한 궤도로 발사돼 먼 거리를 날아갔다는 점이다.
팬더 편집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수행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운데 최장거리 비행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이 3천700㎞를 비행했다는 점을 들면서 "이런 사실은 북한이 미사일 사거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궤도인 '최소 에너지 궤도'(MET·정상각도)에 가까운 각도로 화성-12형 IRBM을 최대 사거리까지 시험한 첫 시도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이 MET 궤도에 매우 가까웠다는 점에서 (북한은) 아마 이 미사일의 실제 운용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남은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재진입체(RV) 기술에 대해서도 나랑 부교수는 "RV도?"라고 반문하면서 "모두 엄청난 뉴스다…"라고 우려했다.
팬더 편집장 역시 이날 시험이 북한에 중요한 기술적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으로 진단하면서 "MET로 최대 사거리까지 시험한 것은 미사일 RV가 실제 작전에서 견디는 것과 같은 종류의 물리적 압력, 온도를 경험하게 해줬다는 의미가 있다"며 실전을 염두에 둔 RV 기술을 시험한다는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날 미사일 발사의 전략적 의도는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해넘 연구원은 "그들은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도 "이번 시험발사의 사거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특히 괌은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상주하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해 미 공군과 해군의 태평양 전초기지가 다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을 정밀타격할 수 있느냐가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지 나흘 만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멤버였던 조지 로페스는 CNN에 "새 미사일 시험은 엄중한 유엔 제재에 대한 반응이자 북한의 행동을 바꿀 방법으로 여겨진 제재와 군사적 위협의 한계에 대해 널리 알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도 이날 보도에서 "새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지 며칠 만에 미국과 중국에 직접적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북한의 남은 과제는 미사일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팬더 편집장은 내다봤다.
수소폭탄을 탑재하고 미 본토 도시를 노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정확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괌을 타깃으로 한 화성-12형 IRBM은 미군 기지를 정밀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그는 화성-14형 ICBM의 정상각도 시험발사가 북한의 다음 수순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수진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