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부적격' 의견에…문재인 대통령 "담담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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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지명 철회 놓고 고심
"국회 구조가 그런 걸 어쩌겠나"
청와대 "정무적 판단 말라는 뜻"
"국회 구조가 그런 걸 어쩌겠나"
청와대 "정무적 판단 말라는 뜻"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추측한 것처럼 김 후보자 인준과 연계돼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로선 김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인준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수도, 그렇다고 아무 담보도 없이 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수석급 이상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는 박 후보자 거취 문제를 서둘러 결론 낼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감안하면 박 후보자 거취는 귀국 뒤인 이달 말께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 후보자가 국회의 ‘부적격’ 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 “담담하게 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주어진 구조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국민께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너무 정무적 판단이나 계산을 하지 말고 담담하게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 발언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청와대 판단을 두고 여러 정무적인 배경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와는 관계없이 박 후보자의 역량 등을 놓고 장관직에 적합한지를 판단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정기국회 국면이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법률, 예산 문제도 얽혀 있고 야당이 여기에 연계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도 “김 후보자의 인준 보장이 박 후보자 임명 여부와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국회 본회의 날짜 등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뉴욕 방문 전에 어떤 게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며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라인 문책에 대해서는 “인사 문제가 생긴 데 대해선 사과해야 할 부분도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문책으로 가야 할 부분인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박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종교와 같은 ‘성향 검증’에만 치중됐다”며 “후보자의 정책적 능력과 역량, 업무능력에 대해 아직 덜 검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