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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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실적 개선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세다. 무엇보다 강력한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주름개선 의약품 ‘나보타’의 시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나보타 미국 판매 허가 기대

대웅제약 주가는 올 들어 50%가량 올랐다. 올초 7만원 안팎에 머물던 주가는 1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8월30일에는 10만5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1년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최근 3개월 동안 평균)는 11만5790원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강력매수(strong buy) 의견을 내고 목표가 14만7900원을 제시했다.

대웅제약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은 나보타의 해외 진출이다. 나보타는 보툴리눔톡신 성분이 함유된 주름개선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의 파트너 회사로 나보타의 미국·유럽 유통 협력을 맡은 에볼루스(Evolus)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을 했다.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나보타의 판매가 허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약 2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인 미국 주름개선 의약품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경우 대웅제약의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된다.

미국에서 3상을 마치고 FDA 승인을 받아 시판에 들어간 글로벌 기업은 아일랜드 제약회사 엘러간(제품명 보톡스), 프랑스 입센(디스포트), 독일 멀츠(제오민) 등 세 곳이다. 지난해 미국 3상을 끝내고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네 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엘러간의 제품 가격은 병당 200~230달러 선인 데 비해 나보타의 예상 가격은 약 50달러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FDA가 엘러간이 책정한 높은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의 시판을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와의 법적 분쟁은 우려 요인이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대웅제약이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에서 지난 6월 민사소송을 냈다. 제약업계에서는 민사소송 결과가 FDA 허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소송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국내 증권사들은 대웅제약의 목표주가를 아직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송으로 인해 나보타 가치가 실제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소송 문제가 마무리되면 주가는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 영업이익 25% 개선”

대웅제약의 대표 의약품으로 주요 캐시카우로 꼽히는 우루사 등 일반의약품이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 2225억원, 영업이익 14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35% 정도 웃도는 깜짝 실적이었다.

지난해 새로 출시한 고지혈증 치료제인 크레스토,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로와 같은 전문의약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보탬이 됐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증가했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제약사들의 판매관리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인 점도 깜짝 실적에 영향을 줬다.

3분기에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증가한 112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실적이 고르게 개선되고 의약품과 원료 수출사업의 성장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회복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6.9%였던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3%대로 낮아졌다가 올 2분기 6.3%로 회복됐다”며 “올해 연간 6%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뒤 내년에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