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역공약 포함…청와대-거제시, 관리권 이양 문제 논의
'대통령 휴양지' 거제 저도 시민 품으로 반환되나
대통령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를 시민 품으로 반환하는 움직임이 구체화할 전망이다.

13일 경남도와 거제시에 따르면 수십 년 전부터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88-1 44만여㎡의 저도 관리권을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이전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명소로 개발해달라는 건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거제시발전연합회와 경남미래발전연구소 등 민간을 중심으로 저도 소유권과 관리권을 거제시로 이관하라는 성명과 서명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도 지난 1월 대선을 앞두고 저도 관리권 이관을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 경남 지역공약 8개 사업 중 '경남 남해안 동북아 해양관광중심지 육성'의 이행과제로 저도를 국민에게 개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내년까지 저도 관리권을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이전해 관광 명소화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거제시와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지난 7월 전화를 걸어와 저도 관리권 이관 문제에 대한 거제시 의견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거제시는 내부적으로 저도 소유권과 관리권은 받아오고, 시 재정 부담문제를 고려해 관리운영비는 청와대나 국방부에서 부담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권 이관 문제가 정리되면 관광 자원화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거제시는 덧붙였다.

저도 관광 자원화는 이번 주 열리는 거제시의회 시정 질문에서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져 저도 관리권 이관 문제에 대한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아직 저도 관리권 이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 나거나 협의한 사항은 없다"면서도 "저도를 개방해서 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이 대통령 공약 이행과제로 선정된 만큼 경남도와 거제시가 지속해서 이 문제를 챙겨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거제도 본섬과 1㎞ 남짓 떨어진 저도는 동백림과 해송,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룬 비경을 지닌 섬으로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있던 곳이다.

1954년부터 이승만 대통령의 하계휴양지로 사용되다가 1972년 대통령 휴양지로 공식 지정된 이후 민간인 출입과 어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됐다.

1993년 거제시민들의 집단 시위와 거제시의 계속된 요청으로 청해대를 대통령 별장에서 지정 해제했고 행정구역은 옛 진해시에서 거제시로 환원됐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