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빠른 정상화 위해 논란보다 장관 임명 서둘러야 의견도
청문회 지켜본 중기·벤처·소상공인 "박성진 자질 의문"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업계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타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중기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 논란을 지속할 게 아니라 장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벤처기업 대표 최 모 씨는 1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자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벤처업계에 대해 뭘 알지 모르겠다"며 "교수로 대학 지원을 받아 사업해 벤처의 어려운 환경을 제대로 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포항공대를 졸업한 뒤 선후배들과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2012년부터는 창업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설립된 포스텍 기술주주 대표이사를 맡아 엑셀러레이팅(신생기업에 대한 투자·지원) 사업을 펼치며 창업을 도운 벤처 전문가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김 모 씨도 "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유경제만 계속해서 얘기하는 것을 보니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후보자가) 종교나 역사관과 달리 정책 분야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대답을 많이 한 것 같다"며 "후보자 지명 이전에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대책에 대해 평소 생각한 게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답했으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어떻게 개선하겠느냐는 질의에는 "질문의 핵심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기부 신설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중기부로 이관된 법률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모르겠다"고 말해 의원들로부터 "공부를 더 하셔야겠다"는 질책을 들었다.

인사청문회 자체가 업무 전문성과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역사관과 종교관 검증으로 진행된 데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최 대표는 "벤처업계는 업무 전문성만 있다면 장관의 사상이나 종교 등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장관이 뭘 하는지 알고 다른 부처들과 소통해 진행해나가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도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과 이념, 종교관 검증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소기업 정책에 관한 질문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장관 자질도 중요하지만 중기부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 장관 임명을 서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들어선 지 4개월이 지났는데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는 아직 제대로 출범도 못 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정부 내에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내도록 이른 시일 내에 장관을 임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김은경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