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규제 '풍선효과'…은행 신용대출 사상최대 증가
지난달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신용대출 시장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데다 대출이 쉬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등장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44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 증가폭(6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을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3조1000억원 늘었다. 7월(4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액이 크게 둔화됐다. 다만 예년(2010~2014년) 월평균 증가액(2조2000억원)보다 9000억원가량 많아 아직 주택담보대출 축소가 본격화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

주목할 점은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조4000억원 늘었다는 점이다. 7월 증가액(1조9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2008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기타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많은 건 2011년 5월 이후 6년3개월 만이다.

신용대출 증가에는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영향이 컸다. 카카오뱅크는 7월27일 영업을 시작한 뒤 한 달 새 1조400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케이(K)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위기감을 느낀 시중은행이 앞다퉈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고 대출 가능 금액을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자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풍선효과가 작용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