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이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산업부가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11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과 산업부에 따르면 로봇진흥원 박모 원장이 여직원들을 여러 차례 성희롱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산업부 감사관실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제보는 모바일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박 원장이 여비서에게 "주말에 포항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자"고 했고 이후 여비서가 힘들다며 지난 7월 사직했다고 주장했다.

또 원장이 5월 회식자리에서 다른 여직원에게 "너보다 예쁜 여직원들 많아졌다.

어떻게 할 거냐"는 식으로 외모를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이런 주장을 대부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흥원은 이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여비서에서 함께 포항에 가자고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여비서는 원거리 출퇴근과 비서업무에 대한 적성 불일치, 직종 변경을 위한 학업 수행을 사직 이유로 밝혔다"고 해명했다.

외모 지적 발언에 대해서는 "회식자리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얘기가 오갔다"며 "듣는 사람의 제3자 입장에서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얘기도 있을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사실관계의 진위를 떠나 이런 얘기가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원장의 덕이 부족한 탓으로 생각해 원장이 7월 26일 전 직원 앞에서 사과하고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흥원장 직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모든 대외 공식활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