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의 "ODA 조달시장, 중소기업엔 새 기회죠"
“국제 원조를 위한 조달시장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릅니다. 해외시장을 노리는 한국 중소기업에 커다란 기회입니다.”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사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017 국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스마트 기술 및 조달 전시회(STS&P)’를 여는 유경의 STS&P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사진)은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제3세계 국가를 돕기 위해 매년 여러 물품과 장비를 사들인다”며 “이번 전시회는 이들 원조기구 관계자들 앞에 한국 업체의 뛰어난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업체도 전시회에 참가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인 만큼 이번에는 한국 업체가 80%를 차지한다.

그는 “제3세계 최빈곤층을 가리켜 BOP(bottom of the pyramid·피라미드의 밑바닥)이라고 하는데 연소득은 적지만 인구가 많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했다. 이들의 연소득은 3000달러 미만이지만 인구는 세계 인구의 약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았고, 기적과도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 시장에 진출하기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케냐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중국은 케냐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 원조 사업을 벌이고 있어요. 수도 나이로비에는 주먹을 맞댄 양국 간 우호 협력을 상징하는 동상도 있죠. 그런데 케냐 산업부 관계자들은 저보고 한국형 발전 모델을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케냐도 오랜 식민지 경험이 있어 강대국인 중국을 경계하는 거죠.”

이 사무총장은 STS&P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기 전 오랫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원래는 벤처기업가였다. 1999년 대학 입시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는 어플라이뱅크를 공동 창업해 진학사를 인수했고, 진학컨설팅을 세워 사장을 맡았다. 미국 컬럼비아대 MBA(경영학 석사)를 갔다 온 뒤로는 피스컵 조직위 사무총장, 국제축구연맹(FIFA) 스페셜 프로젝트 위원 등 축구를 통한 마케팅과 평화 증진 활동에 매진했다. 이후에도 국제 구호 활동과 시민단체 활동을 계속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 태양광 랜턴을 보내주는 ‘사랑의 빛’ 운동이다. 그는 “한국엔 기술도 있고, 다른 선진국엔 없는 도덕적 우위도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3세계 국가들을 우군으로 만든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이 올라갈 것입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