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성장 둔화…과감한 구조개혁으로 대응"
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PIIE가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에만 집착하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포젠 소장은 “인플레이션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면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못 하게 될지 모른다”며 “중앙은행은 그동안 통화 안정이 가격·금융 안정, 실물경제 안정으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저(低)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혜택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개발도상국이 물가 상승률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려 하는데 이것이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50여 명의 세계적 석학은 지속성장을 위한 과제로 인구 고령화 대응과 노동시장의 과감한 구조 개혁, 기술 혁신을 주문했다. 래닐 살가도 IMF 부국장은 “지난 수십 년간 아시아는 경제 성장에 우호적인 인구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런 추세가 머지않아 종료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인구 고령화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국가 채무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노동시장과 연금 제도의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세를 연장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고령자는 물론 청년·여성 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노동 관련 제도 개편과 사회·교육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환영사에서 “시장에서 성별 격차를 메우는 것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고령화로 인해 연간 GDP 증가율이 1%포인트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