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국민의당… '명분없는 보이콧' vs '민주당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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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국회 인준안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자유한국당을 향해 ‘명분없는 보이콧’이라고 비판한 마당에 표결에 마냥 불참할 순 없고, 그렇다고 한국당이 빠진 상황에서는 표결에 참석한다해도 더불어민주당 ‘들러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4일 김이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선 국회 정상화, 후 인준안 처리’를 주장하며 본회의 직전 표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곧장 ‘한국당과 똑같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보이콧은 국정 포기와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정기국회가 파행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은 즉각 보이콧을 멈추고 공론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까지만 기다리고 다음주 본회의에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직권상정될 경우 표결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국민의당이 한국당의 국회 등원을 요구하는 건 이같은 명목적 이유 외에 현재의 의석 구도상 특수한 상황도 자리잡고 있다. 임명동의안 의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다. 한국당(107석)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가 열리면 민주당 의석(120석)만으로도 과반(299-107석/2=96석)을 넘겨 민주당 당론에 따라 통과 여부가 정해진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쪽에서 보면 표결이 무의미하다.
국민의당은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 개인 의사에 따라 투표할 예정이었다. 한국당이 빠진 이상 의원 개별 의사에 따라 투표해도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표결에 참석하는 것은 곧 인준안 통과를 의미한다”며 “이런 구도하에서 한국당의 참여를 요구하며 4일 표결불참 의사를 밝힌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2중대’니 ‘들러리’ 정당이니 하는 소리가 또 다시 나올게 뻔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동성애 처벌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는 최근 수천통의 ‘김이수 반대’ 문자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당의 표결 참여는 김이수 후보자 인준의 ‘덤터기’를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국민의당은 지난 4일 김이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선 국회 정상화, 후 인준안 처리’를 주장하며 본회의 직전 표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곧장 ‘한국당과 똑같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보이콧은 국정 포기와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정기국회가 파행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은 즉각 보이콧을 멈추고 공론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까지만 기다리고 다음주 본회의에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직권상정될 경우 표결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국민의당이 한국당의 국회 등원을 요구하는 건 이같은 명목적 이유 외에 현재의 의석 구도상 특수한 상황도 자리잡고 있다. 임명동의안 의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다. 한국당(107석)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가 열리면 민주당 의석(120석)만으로도 과반(299-107석/2=96석)을 넘겨 민주당 당론에 따라 통과 여부가 정해진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쪽에서 보면 표결이 무의미하다.
국민의당은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 개인 의사에 따라 투표할 예정이었다. 한국당이 빠진 이상 의원 개별 의사에 따라 투표해도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표결에 참석하는 것은 곧 인준안 통과를 의미한다”며 “이런 구도하에서 한국당의 참여를 요구하며 4일 표결불참 의사를 밝힌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2중대’니 ‘들러리’ 정당이니 하는 소리가 또 다시 나올게 뻔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동성애 처벌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는 최근 수천통의 ‘김이수 반대’ 문자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당의 표결 참여는 김이수 후보자 인준의 ‘덤터기’를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