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완충지대 北붕괴 안바라는 중국이 따라줄지 불투명"

미국과 국제사회가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가할 수 있는 남은 제재는 원유 공급차단과 섬유·의류 수출 금지, 중국 금융기관 제재 등 3가지라고 CNN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CNN에 미국 정부가 군사적 대응과는 별도로 이러한 경제제재 조치들을 염두에 두고 유엔 안보리를 동원한 다자 제제와 미 독자제재 등 최대의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서 지난달 북한의 석탄과 수산물 수출을 봉쇄하는 안보리 제재를 단행했지만, 북한이 지난 3일 보란 듯이 초대형 6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비(非) 군사적 대북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공급 차단 또는 제한을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히 관철할 방침이라고 미 관리가 전했다.

지난 7월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대폭 줄었지만, 원유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중국이 옛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연간 52만t의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잠정집계다.

러시아 역시 북한 석유의 주요공급원이다.

미 정부는 대북 원유공급이 실질적으로 차단되면 북한 경제의 숨통을 옥죌 수 있으며 핵·미사일 개발도 타격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중국의 강력한 반대가 걸림돌로 꼽힌다.
남은 對北경제제재 카드는…"원유·섬유봉쇄와 中금융기관 제재"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이 북한의 원유공급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북·중 국경을 봉쇄하더라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을 멈출지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북한 섬유와 의류 수출을 막는 방안이다.

석탄과 수산물 수출봉쇄에 이어 유엔 안보리 제재에 이들 두 항목의 수출 차단을 포함하면 북한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간 북·중 국경 주변의 중국 기업들이 북한 공장에서 옷을 만들어 '메이드인 차이나'로 외국에 수출해왔으며 이는 북한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피터슨연구소의 켄트 보이드스톤은 "내가 중국 기업인이라면 현 상황에서 북한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공급 차단과는 달리 섬유·의류 수출에 대한 제재는 중국이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마지막은 중국 금융기관을 직접 겨냥한 제재다.

북한과 불법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벌금부과와 미국 내 영업 금지 등의 조치는'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는 제제여서 중국의 가장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재무무 관리를 지낸 앤서니 루기에로는 폭스뉴스 기고에 "중국 금융기관들이 북한 정권과 비밀거래를 하는 불법 네트워크의 핵심"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이들 기관을 겨냥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안보리 다자제재 보다는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CNN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여겨 붕괴를 바라지 않는 중국이 미국의 바람대로는 움직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