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마친 박주선 의원 "안철수 '나홀로 정치' 경계해야"
“지금은 국민이 당장은 입에 달아 보이는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곶감’에 취해 있지만 연말이 되면 곶감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사진)은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쏟아내는 포퓰리즘 정책에 국민이 취해 있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고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의장은 올 5월 대선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95일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을 추스르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위원장을 맡은 직후 터진 ‘이유미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치는 등의 숱한 위기를 헤쳐왔다. 박 부의장은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이 폭격을 맞다시피 해 완전히 산산조각날 어려움에 처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창당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서 그는 검찰 출신 특유의 기민함을 발휘했다. 박 부의장은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 공식 사과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지만 당을 해체하겠다는 강단으로 공개 사과하고 발 빠르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검찰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검찰총장 노릇 하며 지침을 내렸지만 검찰 조사 결과는 우리 조사와 사실관계에서 하나도 다른 게 없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초기에 자신이 나서 방화벽을 친 덕분에 안철수 대표, 박지원 의원 등 선거캠프 핵심 인사들의 줄소환을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그는 “신고리원전 5·6호기 일방 건설 중단, 178조원으로는 턱도 없는 100대 국정과제, 안보 불안 등 일일이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각종 복지정책을 보자면 우선 먹는 곶감이 달다는 말처럼 지금은 국민이 환각에 빠져 있지만 연말께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민주당 2중대’ 주장에 대해 “보수 야당은 자기편 안해 준다고 여당 2중대라고 하고 민주당은 자기들 안 도와주면 한국당 2중대라고 비판하더라”면서 “돌팔매를 맞더라도 옳은 방향에서는 협조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게 우리의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능 정당이면서 조금만 비판하면 전부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는 게 협치 태도냐”고 질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확실히 부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철수호’에 대해서는 평가를 아끼면서도 대선 패배에서 교훈을 얻을 것과 ‘나홀로 정치’를 경계했다. 그는 “정당은 무리가 모인 결사체인 만큼 내부 결속과 단합이 안 되면 허물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호남이 기반이고 민주당과 정체성 및 정통성을 두고 경쟁하는 정당으로 호남 기반 정당이라는 것을 두렵거나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