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늘린 것이 2승 비결…이제는 3승이 목표"
메이저 첫 우승 오지현 "캐디 해주신 아빠, 고마워요"
"아버지가 자기 관리를 워낙 열심히 하셔서 제가 보고 배우는 게 너무 많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린 오지현(21)이 캐디를 맡은 아버지 오충용(52) 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오지현은 3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시즌 2승, 개인 통산 4승째를 거둔 오지현은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르며 KLPGA 투어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이 대회는 총상금 14억원, 우승 상금만 3억 5천만원으로 투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여서 기쁨이 더했다.

오지현은 경기를 마친 뒤 "나흘간 아빠와 즐겁게 경기했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강아지 이야기 등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지현이 프로에 데뷔한 2014년부터 호흡을 맞춘 '오씨 부녀'는 오지현의 4승을 모두 합작했다.

"아버지가 재작년까지 철인 3종 경기에 나간 운동선수 출신"이라고 소개한 오지현은 "지금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시며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여서 어느 정도 승리를 예감했던 오지현은 "마음은 편했지만 오늘 코스가 어제보다 까다로워 쉽지 않았다"며 "최근 3년간 해마다 1승씩 했던 징크스를 깨서 더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대회 도중 잘 웃지 않는다'는 지적을 팬들에게 자주 듣는다는 오지현은 "이번 대회에서는 웃으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런 모습이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메이저 첫 우승 오지현 "캐디 해주신 아빠, 고마워요"
지난달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1, 2라운드 선두를 달리다가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오지현은 "그 대회를 통해 배운 점도 많았다"며 "아쉽다기보다는 그 대회를 통해 이번 대회 우승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1, 2라운드 선두였던 오지현을 제치고 고진영(22)이 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이틀째까지 1위였던 고진영을 밀어내고 오지현이 정상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2승을 달성한 비결을 묻자 오지현은 "비거리가 작년보다 10에서 15야드 늘었다"며 "퍼트나 티샷 정확도 역시 좋아지면서 후반기로 갈수록 성적이 잘 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내보였다.

평소 골프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취미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는 오지현은 "하지만 올해는 골프가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다"며 "2승까지 달성했으니 3승을 목표로 하겠다.

소속사인 KB금융그룹이 주최하는 10월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춘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