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국민지갑'… 실질 국민소득 0.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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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은 0.6%인데
해외 배당금 지급 늘고 교역조건까지 나빠져
실질 GNI는 줄어들어
중국 사드보복·건설업 부진
성장률도 1분기 절반…미국·일본에도 뒤처져
해외 배당금 지급 늘고 교역조건까지 나빠져
실질 GNI는 줄어들어
중국 사드보복·건설업 부진
성장률도 1분기 절반…미국·일본에도 뒤처져
경제 성장에도 국민의 지갑은 얇아졌다. 주요 대기업의 해외 배당금 지급이 확대되고 교역 조건까지 나빠지면서 올 2분기(4~6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6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1분기 1.1%에 달하던 경제성장률도 2분기에는 0.6%로 둔화됐다.
6년 반 만에 국민총소득 감소폭 ‘최악’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NI는 401조6268억원으로 1분기(403조9315억원)보다 0.6% 줄었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의 소득을 합한 것이다. 실질 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3분기(-0.4%) 이후 세 분기 만이다. 감소폭은 2010년 4분기(-1.7%) 후 6년 반 만에 최대다.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 GNI가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증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약 1조1000억원을 배당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5500억원 이상이 외국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기업 투자가 늘면서 해외 배당금 지급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기업들이 분기 배당에 나서면서 해외 배당금이 빠르게 늘었다. 해외 배당금 확대로 국민이 해외에서 번 돈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돈의 차이인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2분기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 분기(6000억원 흑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적자 규모는 2010년 4분기(2조4000억원 적자) 후 최대다.
교역 조건 악화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석유·화학제품 중심으로 수출 품목의 가격은 떨어졌는데 천연가스 등의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 품목 가격을 수입 품목 가격으로 나눈 교역 조건이 2분기 1.4% 나빠졌다.
美·日에 뒤처진 2분기 성장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경제성장률)은 386조582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1분기(1.1%)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지난해 4분기(0.5%)에 이어 두 분기 만에 다시 0%대를 기록했다. 2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약 2.4%로 일본(4.0%)과 미국(3.0%)보다 낮다.
성장의 핵심 축이던 수출이 쪼그라들고 건설 경기가 둔화한 탓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자동차와 화장품 판매가 크게 줄면서 2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2008년 4분기(-4.3%) 후 34분기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서비스 수출 역시 4.4% 감소했다.
건설업 부진도 타격을 줬다. 2분기 건설업 총생산은 1.3% 줄어 2014년 4분기(-3.0%) 후 2년 반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건설사들의 분양이 잇따라 지연되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까지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 건설업 성장률은 5.3%에 달했다. 건설업 부진으로 1분기 6.8%에 달하던 건설투자 증가율도 2분기엔 0.3%로 내려앉았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엔 주거용 건물건설(-0.7%)뿐만 아니라 토목건설(-4.0%) 성장률도 크게 나빠져 전반적으로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며 “2014년 4분기 후 처음으로 건설업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나마 1분기까지 주춤하던 민간소비가 2분기에 회복되면서 공백을 메웠다. 새 정부 출범 기대로 소비심리가 개선돼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가전제품과 휴대폰을 중심으로 전 분기(0.4%)보다 0.6%포인트 뛴 1.0%를 기록했다. 2015년 4분기(1.5%) 후 1년 반 만에 최고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NI는 401조6268억원으로 1분기(403조9315억원)보다 0.6% 줄었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의 소득을 합한 것이다. 실질 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3분기(-0.4%) 이후 세 분기 만이다. 감소폭은 2010년 4분기(-1.7%) 후 6년 반 만에 최대다.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 GNI가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증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약 1조1000억원을 배당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5500억원 이상이 외국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기업 투자가 늘면서 해외 배당금 지급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기업들이 분기 배당에 나서면서 해외 배당금이 빠르게 늘었다. 해외 배당금 확대로 국민이 해외에서 번 돈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돈의 차이인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2분기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 분기(6000억원 흑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적자 규모는 2010년 4분기(2조4000억원 적자) 후 최대다.
교역 조건 악화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석유·화학제품 중심으로 수출 품목의 가격은 떨어졌는데 천연가스 등의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 품목 가격을 수입 품목 가격으로 나눈 교역 조건이 2분기 1.4% 나빠졌다.
美·日에 뒤처진 2분기 성장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경제성장률)은 386조582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1분기(1.1%)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지난해 4분기(0.5%)에 이어 두 분기 만에 다시 0%대를 기록했다. 2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약 2.4%로 일본(4.0%)과 미국(3.0%)보다 낮다.
성장의 핵심 축이던 수출이 쪼그라들고 건설 경기가 둔화한 탓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자동차와 화장품 판매가 크게 줄면서 2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2008년 4분기(-4.3%) 후 34분기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서비스 수출 역시 4.4% 감소했다.
건설업 부진도 타격을 줬다. 2분기 건설업 총생산은 1.3% 줄어 2014년 4분기(-3.0%) 후 2년 반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건설사들의 분양이 잇따라 지연되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까지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 건설업 성장률은 5.3%에 달했다. 건설업 부진으로 1분기 6.8%에 달하던 건설투자 증가율도 2분기엔 0.3%로 내려앉았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엔 주거용 건물건설(-0.7%)뿐만 아니라 토목건설(-4.0%) 성장률도 크게 나빠져 전반적으로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며 “2014년 4분기 후 처음으로 건설업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나마 1분기까지 주춤하던 민간소비가 2분기에 회복되면서 공백을 메웠다. 새 정부 출범 기대로 소비심리가 개선돼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가전제품과 휴대폰을 중심으로 전 분기(0.4%)보다 0.6%포인트 뛴 1.0%를 기록했다. 2015년 4분기(1.5%) 후 1년 반 만에 최고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