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수시로 대화…주목받는 '친문 의원 6인방'
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를 맞아 여당 내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의원 6명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이어지는 공식 라인이 있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맞설 경우 문 대통령과 교감도가 높은 이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1일 여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내 핵심 친문계 의원은 3선인 윤호중·홍영표 의원, 재선 전해철·박남춘 의원, 초선 김경수·황희 의원 등이 꼽힌다. 복수의 중진의원들은 “지난 총선·대선을 겪으면서 당이 문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맞지만 그래도 대통령과 수시로 대화할 수 있는 핵심 친문 의원은 6명 정도”라고 전했다.

전해철 박남춘 김경수 황희 의원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각각 민정수석, 국정상황실장, 대통령연설기록관, 비서실 행정관 등으로 근무했다.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철학과 성격을 잘 아는 인사들이다. 홍영표 의원은 같은 시기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에 깊숙이 관여했다.

윤호중 의원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은 없지만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신임을 얻은 ‘신(新)친문’으로 꼽힌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 당시 주요 정책을 검토할 때마다 막힘 없는 설명을 내놔 ‘정책 자판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남춘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실세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과 ‘이너서클’ 멤버였다. 황희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룰 협상에 후보 대리인으로 참여하는 등 오랫동안 눈에 띄지 않게 문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정권교체 후 친문 6인방은 막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 8월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정치발전위원회(정발위)를 구성해 지방선거 공천권에 손대려 하자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전해철, 황희 의원은 협공작전으로 제동을 걸었다. 추 대표가 “문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며 정발위 강행 의사를 내비치자 한 친문 의원은 “당대표가 대통령과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친문 6인방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청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은 ‘협치 부대표’를 맡아 당·청 간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홍 의원은 일자리정책과 노동 관련 이슈 등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검찰 출신인 전 의원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 현 정부 검찰개혁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은 내년 당내 원내대표 선거와 지방선거를 두고도 역할을 분담하는 모양새다. 전 의원과 박 의원은 각각 경기지사, 인천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남지사 출마를 고민하던 김 의원은 당에 남아 문 대통령을 돕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내년 5월 원내대표에 출마해 문재인 정부의 2년차 국정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윤 의원과 황 의원은 당분간 당·청 간 가교 역할과 의정활동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친문 의원 가운데 최고위원인 박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자칫 청와대와 당대표 간 긴장도가 높아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실세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대통령께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을 실세라고 하는 거라면 인정하겠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모두가 실세다. 친문 실세니 비문이니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