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 통합’에 못지않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 비해 중도 성향이 강한 두 정당이 정책 공조를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 연대, 나아가 합당까지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당(40석)과 바른정당(20석)을 합쳐 국회의원 60석이 되면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확실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바른정당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신 4당 체제 하 정치개혁 연대의 과제와 방향’ 토론회에서도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가 주요 토론 주제였다. 발제를 맡은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단독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에 맞서기 어렵다”며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보수 통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른정당이 보수를 내세우면서 한국당과 합치는 것은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과 정치개혁 연대를 추진키로 하고 공통 과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정치개혁의 쌍두마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최고위원은 한국당과 연대에 대해선 “한국당은 기본적으로 청산 대상”이라며 “정책 공조는 가능하지만 합당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토론회 축사를 통해 “정당 민주주의를 위해 두 당이 함께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양당은 지역 기반과 대북정책 등에서 차이가 있어 연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 교수는 “두 당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안도 있지만 대립하는 사안도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을 조건으로 한국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바른정당 내엔 적지 않다. 이혜훈 대표는 바른정당이 보수 본진이 돼 한국당과 국민의당 일부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자강론’을 고수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