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경전철 8년 만에 시동… '적자철' 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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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았던 우이동~신설동 무인 경전철 내달 2일 개통
11.4㎞ 13개역…50분→23분
맨 앞칸 전방에 유리창 앞쪽 터널 훤히 볼 수 있어
차창위 온도표시 스마트 모니터
적자철 면하고 순항할까
국내 경전철 대부분 적자
시 "인구 많은 서울, 지방과 달라 북한산 등 있어 수요 충분할 것"
신림선·동북선 등 줄줄이 예고
11.4㎞ 13개역…50분→23분
맨 앞칸 전방에 유리창 앞쪽 터널 훤히 볼 수 있어
차창위 온도표시 스마트 모니터
적자철 면하고 순항할까
국내 경전철 대부분 적자
시 "인구 많은 서울, 지방과 달라 북한산 등 있어 수요 충분할 것"
신림선·동북선 등 줄줄이 예고
29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우이신설경전철 신설동역. 북한산우이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오르자 전방이 탁 트인 차창이 눈에 들어왔다. 이 열차는 무인(無人)으로 운영돼 조종실이 없다. 열차의 앞쪽에 서면 승객들도 창밖 터널을 훤히 바라볼 수 있다. 차창 위에는 열차 내의 혼잡도와 온도, 속도, 외부 날씨 등을 알려주는 모니터도 달려 있다. 고무 재질 바퀴를 써 철로와 바퀴가 부딪히며 나는 소음도 크지 않았다. 서울 최초의 경전철 우이신설선이다.
◆50분 신설동~우이동, 20분 만에 OK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우이신설선이 내달 2일 개통한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 구간(11.4㎞)의 13개 역을 잇는 노선이다.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을 지난다. 성신여대역에서는 4호선, 보문역에선 6호선을 갈아탈 수 있다.
열차는 한 대당 2량으로 총 18대가 운영된다. 경전철은 기존 지하철과 같은 ‘중전철’과 비교해 ‘미니 전기철도’라는 개념으로,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 정도 수송능력을 갖춘 대중교통 수단이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3분, 그 밖의 시간대는 4~12분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평일은 다음날 오전 1시, 휴일은 밤 12시까지다. 요금은 기존 지하철과 같은 1250원(성인 기준)이며, 환승 할인도 적용된다.
우이신설선을 이용하면 신설동에서 북한산이 있는 우이동까지 약 23분 만에 갈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하면 약 50분에서 많게는 한 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 시간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그동안 대중교통이 버스밖에 없던 지역이라 경전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이라도 곳에 따라 ‘교통 격차’가 매우 크다”며 “지하철 소외 지역이던 서울 강북 지역의 교통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통
우이신설선은 2009년 9월 착공 이후 8년 만에 개통하게 됐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12년에는 시공사 중 하나인 고려개발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정릉삼거리~SK북한산시티 구간 공사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토지 보상과 안전 사고, 소음 민원 등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에도 ‘소동’이 있었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두산건설, 고려개발, 대우건설 등 10개 회사가 출자한 회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하고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는 조건으로 건설됐다.
우이신설경전철은 30년간 지하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1300억원 대출을 거부했고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서울시가 보조금 327억원을 긴급 투입하면서 20여 일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개통일이 당초 예정일인 2014년 3월보다 3년 이상 늦어졌다.
◆서울에선 ‘적자철’ 면할 수 있을까
우이신설선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전철은 15~20㎞의 도시 구간을 운행하면서 수송능력이 우수하고 건설비·인건비가 적게 드는 장점 때문에 2010년대 이후 전국에서 우후죽순으로 건설됐다. 하지만 수요 예측이 부풀려지면서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4년6개월 만인 지난 5월 누적적자 3676억원을 남기고 결국 파산선고를 받았다. 부산~김해경전철도 처음에는 하루 평균 17만6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5만여 명에 그쳤다. 운행 중인 경전철은 6개다. 부산4호선, 부산~김해경전철, 의정부경전철, 용인경전철, 대구3호선, 인천2호선 등이다.
우이신설경전철은 하루 이용객을 13만 명(출근시간대 혼잡률 150%)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차 한 대 탑승 정원이 174명(좌석 48석, 입석 126명)인데, 출근 시간대 열차 한 대에 261명이 탈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구가 밀집한 서울을 지방과 똑같이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선 내 대학이 네 개나 있고 북한산도 있어 이용객 예상치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여러 경전철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우이신설선이 바로미터다. 공사 중인 신림선이 2022년 개통 예정이다. 동북선은 2019년 착공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시는 위례선, 위례신사선, 서부선, 면목선 등도 계획 중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50분 신설동~우이동, 20분 만에 OK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우이신설선이 내달 2일 개통한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 구간(11.4㎞)의 13개 역을 잇는 노선이다.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을 지난다. 성신여대역에서는 4호선, 보문역에선 6호선을 갈아탈 수 있다.
열차는 한 대당 2량으로 총 18대가 운영된다. 경전철은 기존 지하철과 같은 ‘중전철’과 비교해 ‘미니 전기철도’라는 개념으로,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 정도 수송능력을 갖춘 대중교통 수단이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3분, 그 밖의 시간대는 4~12분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평일은 다음날 오전 1시, 휴일은 밤 12시까지다. 요금은 기존 지하철과 같은 1250원(성인 기준)이며, 환승 할인도 적용된다.
우이신설선을 이용하면 신설동에서 북한산이 있는 우이동까지 약 23분 만에 갈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하면 약 50분에서 많게는 한 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 시간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그동안 대중교통이 버스밖에 없던 지역이라 경전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이라도 곳에 따라 ‘교통 격차’가 매우 크다”며 “지하철 소외 지역이던 서울 강북 지역의 교통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통
우이신설선은 2009년 9월 착공 이후 8년 만에 개통하게 됐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12년에는 시공사 중 하나인 고려개발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정릉삼거리~SK북한산시티 구간 공사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토지 보상과 안전 사고, 소음 민원 등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에도 ‘소동’이 있었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두산건설, 고려개발, 대우건설 등 10개 회사가 출자한 회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하고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는 조건으로 건설됐다.
우이신설경전철은 30년간 지하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1300억원 대출을 거부했고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서울시가 보조금 327억원을 긴급 투입하면서 20여 일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개통일이 당초 예정일인 2014년 3월보다 3년 이상 늦어졌다.
◆서울에선 ‘적자철’ 면할 수 있을까
우이신설선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전철은 15~20㎞의 도시 구간을 운행하면서 수송능력이 우수하고 건설비·인건비가 적게 드는 장점 때문에 2010년대 이후 전국에서 우후죽순으로 건설됐다. 하지만 수요 예측이 부풀려지면서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4년6개월 만인 지난 5월 누적적자 3676억원을 남기고 결국 파산선고를 받았다. 부산~김해경전철도 처음에는 하루 평균 17만6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5만여 명에 그쳤다. 운행 중인 경전철은 6개다. 부산4호선, 부산~김해경전철, 의정부경전철, 용인경전철, 대구3호선, 인천2호선 등이다.
우이신설경전철은 하루 이용객을 13만 명(출근시간대 혼잡률 150%)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차 한 대 탑승 정원이 174명(좌석 48석, 입석 126명)인데, 출근 시간대 열차 한 대에 261명이 탈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구가 밀집한 서울을 지방과 똑같이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선 내 대학이 네 개나 있고 북한산도 있어 이용객 예상치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여러 경전철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우이신설선이 바로미터다. 공사 중인 신림선이 2022년 개통 예정이다. 동북선은 2019년 착공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시는 위례선, 위례신사선, 서부선, 면목선 등도 계획 중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