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부터 적용…재난방송 청취·통신요금 절감 기여"

내년부터 국내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으로 FM라디오를 들을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영해 전파정책국장은 29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그간 국내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 상당수는 칩 자체에 FM라디오 수신 기능이 있으나 이 기능이 활용되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FM라디오를 듣지 못하고 비싼 데이터 요금을 물어 가며 스트리밍으로 방송을 들어야만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재난이 발생해서 이동통신망이 마비되면 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국장은 "이동통신사들과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한 결과, 내년에 출시할 신제품부터 FM라디오 수신기능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는 통보를 제조업체들로부터 받았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9부터 이 기능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라디오의 미디어 매체로서의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라디오를 중심으로 한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의를 통해 작년 9월 경주 지진과 같은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동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국민이 스마트폰의 FM 라디오로 재난방송을 들을 수 있어 국가적 재난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FM 라디오는 일반적으로 고지대에서 방송을 송출해 지진·해일 등 재난에도 비교적 안정적이며, 이동통신과 달리 송신망의 과부하 문제없이 다수 시청자가 동시에 들을 수 있어 재난방송에 특히 적합한 매체다.

또 라디오 시청자들의 통신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디오 방송을 스트리밍으로 하루 1시간 청취하면 한 달에 1.3 GB의 데이터를 쓰게 되며, 이는 국내 이통 3사의 데이터 쿠폰 구입가 기준으로 1만5천∼2만 원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입법을 통한 강제화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업자가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중요한 전환을 실행하는 사례로서,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 추진에 참고할 만한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