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삼성전자가 28일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 장중 230만원선을 하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에게 법원이 징역 5년형을 선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외국인이 매물을 출회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만8000원(2.04%) 내린 23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장을 시작해 장 초반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거래일 기준 이틀째 약세다.

오후 들어 외국인 매물이 가중되며 낙폭을 확대, 한때 229만8000원까지 밀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230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오후 1시10분 기준 6000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주인 삼성물산(-3.75%)와 호텔신라(-1.55%)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오너 리스크로 장기 경영 공백이 발생한 대기업집단 사례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이 불가피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주요 사업이 호조를 보인 경우 중장기적인 여파가 미미했다는 점을 들어 이 부회장의 실형이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죄 판결로 이 부회장이 2심에서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겠지만 현 경영진이 삼성전자를 잘 꾸려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공백,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인수가 마무리된 점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월과 2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검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1월16일 당일에는 2%대 하락했으나 반도체 '슈퍼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에 주가는 이후 200만원과 250만원선 고지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는 업황 고점 논란이 불거지며 이달 들어 조정을 받았지만 구속영장 청구일 이후 28.25%(25일 종가 기준) 뛴 상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와 펀더멘털(내재가치)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사업 호조,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8' 출시 등에 비춰 오너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경영진들이 원활한 소통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