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6언더파 '뒷심'
연장 첫홀 천금의 파세이브…6월 연장 패배 아픔 씻고
시즌 3승…상금 1위 도약
"3~4m퍼트 집중연습 효과…결정적 기회 놓치지 않아"
이보미, 2타차 공동 3위
연장 패배 악몽 씻고 우승
이정은은 27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651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선두에 올랐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이정은은 장하나(25·비씨카드)와 공동 선두로 마감한 뒤 연장 첫 번째 홀을 파로 막으며 우승컵을 안았다. 시즌 3승째다.
5타 차 열세를 극복한 기분 좋은 역전 우승이었다. 3언더파 7위로 출발한 이정은은 시작이 좋지 않았다. 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며 선두와 6타 차로 벌어졌다. 반격은 다음 홀부터 시작됐다.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신고한 뒤 5번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이며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선두권이 타수를 잃는 사이 이정은은 8, 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고, 11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여 단숨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16번홀(파3)에서 3.5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집어넣은 이정은은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정은은 마지막 홀을 파로 막아 먼저 라운딩을 마쳤다. 뒤따라오던 장하나가 17번홀에서 한 타를 줄이면서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이정은은 연장 패배의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6월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김지현(26·한화)과 연장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패배하며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이때 ‘예방주사’를 맞은 이정은은 이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3m짜리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이정은은 우승 직후 “지난번 연장 패배 이후 다시는 연장전에서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3~4m 퍼팅을 집중적으로 연습한 덕분에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하나는 1m도 안 되는 파 퍼팅을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올 시즌 미국에서 돌아와 KLPGA 투어에 복귀한 뒤 첫 우승에 목말라했다. 우승을 놓친 장하나는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3승 달성, 김지현 제치고 상금 1위
올 시즌 3승째를 기록한 투어 2년차 이정은은 이날 우승으로 주요 부문을 독식했다. 우선 김지현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이날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받아 올 시즌 상금 누적 7억8900만원을 기록한 이정은은 김지현(6억9200만원)을 제치고 상금 1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에서도 1위를 달렸다.
13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이보미(29·노부타그룹)는 이날 1, 2번홀에서 1타씩을 잃는 등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7언더파 281타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날을 시작한 최유림(27·골든블루)은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 실수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승현(26·NH투자증권)은 2번홀(파4) 샷 이글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고개를 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