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징역 3∼4년 실형…정몽구·이재현 1심서 법정구속 안해
이재용 징역 5년은 김우중 이후 두번째 높은 재벌총수 형량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06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이후 재판에 넘겨진 재벌총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게 1심에서 내려진 징역 5년의 실형 선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부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재벌총수들의 1심 형량보다 높다.

1·2·3심을 모두 합해도 이 부회장의 형량은 두 번째로 높다.

통상 1심 판결이 가장 무겁게 내려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재벌총수 가운데 1심에서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받은 총수는 김우중 회장이다.

그는 20조원대 분식회계, 9조8천억원대 사기대출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과 추징금 21조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김 회장이 고령이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후 김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개월, 벌금 1천만원, 추징금 17조9천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나머지 재벌총수들은 대부분 1심에서 이 부회장보다 낮은 징역 3년∼4년을 선고받았다.

2012년 최태원 SK 회장은 500억원에 달하는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140억원 가까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최 회장은 대법원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고 복역 2년 7개월 만에 8·15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같은 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회사와 주주들에게 3천억원대 손실을 입힌 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김 회장은 파기환송심에 이르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1억원을 확정 판결받았다.

실형을 선고받고도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1심에서는 법정 구속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7년 900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에 2천1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이후 정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이재현 CJ 회장은 2014년 1천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도주 우려 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 벌금 252억원의 실형이 유지됐고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부회장의 부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 일부만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의 사건은 파기환송심까지 이어졌지만 1심과 동일한 형이 확정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