任 실장 "세종, 청와대보단 좋아"…세종시장 "모두 세종 오시라…땅 비워둬"
문 대통령 "세종청사 빡빡"… 이총리 "靑 양계장, 총리실은 산란계"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비서실과 국무총리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했다.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난 문 대통령은 반갑게 악수하고 "여기는 굉장히 널널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빡빡하네요"라고 말했다.

광활한 부지에 새 청사를 지은 만큼 사무 공간에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방문해 보니 문 대통령의 생각보다 공간적 여유가 없어 보인 듯하다.

이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저희보다는 업무환경이 정말 좋더라"며 반론을 제기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청와대 비서실은 양계장 수준"이라고 거들었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고, 문 대통령도 웃으며 "광화문 총리실도 비슷하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총리실은 산란계 수준"이라며 한술 더 떴다.

한 참석자가 정부서울청사의 업무공간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그게(서울청사의 업무공간 마련) 돼야 우리도 비로소 광화문 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참석자가 서울청사에 있는 행정안전부를 세종시로 내려보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문 대통령이 농담조로 "우리는 그런 부분이 머리가 쑥쑥 잘 안 돌아간다"고 답해 회의장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를 지켜본 이춘희 세종시장은 "모두 세종으로 오시라"며 "대통령께서 오시면 건물이 하나 있어야 해서 가운데 땅을 비워뒀다.

호수공원을 정원 삼아 국회도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