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관세청장 등 차관급 공직자 1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국무총리가 차관에게 임명장을 준 것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 24년 만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내각 다잡기에 나선 이 총리의 내각 장악력을 돕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박춘섭 조달청장 등 최근 임명된 차관급 1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배우자도 함께 초청해 환담을 나눴다. 지난 7월5일부터 8월8일까지 임명된 차관급 공무원 30명 중 16명이다. 나머지 14명도 이 총리가 29일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차관급 임명식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황인성 전 국무총리를 끝으로 줄곧 대통령이 주관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의 차관 임명장 수여에 대해 “책임총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총리께서 임명장 수여를 해달라는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수여식에서 ‘계란 파동’ 과정에서 불거진 일부 고위공직자의 언행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며 고위공직자의 복무 자세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살충제) 계란 파동도 관리 책임을 충분히 못 했다는 것 못지않게 설명의 의무를 적절히 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많은 질책을 받고 있다”며 “이것은 짜증이 아니라 질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총리에게 질책받은 것을 언급하며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