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고층빌딩 정문은 왜 회전문일까
고층건물의 정문은 대부분 회전문이다. 왜 그럴까. 고층빌딩의 문제 중 하나가 굴뚝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냉·난방 장치를 작동하면 굴뚝효과로 내부의 더운 공기가 아래나 위로 쏠린다. 이때 여닫이문이 열려 외부 공기가 빠르게 유입되면 내부 공기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승강기가 오작동하거나 화재 시 유독가스가 퍼질 위험이 있다. 사람이 드나들어도 문이 항상 닫혀 있는 구조인 회전문은 그런 위험을 없애는 장치인 셈이다.

영국 물리학자 로리 윙클리스가 쓴 《사이언스 앤 더 시티》는 빌딩, 지하철, 전기, 상하수, 도로, 자동차, 네트워크 등 도시를 이루는 구성 요소 곳곳에 숨어 있는 과학기술의 흥미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수많은 도시 연구 자료와 프로젝트 현장을 취재해 도시를 움직이는 과학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그려낸다.

고층건물의 굴뚝효과를 역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는 중국의 한 야심찬 건설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우한시 외곽에 들어설 봉황타워다. 두 동의 건물 중 하나는 ‘열기 굴뚝’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태양광 집광 장치가 뻥 뚫린 건물 내부의 상부 공기를 가열하면 굴뚝효과로 건물이 차가운 공기를 빨아들인다. 이렇게 수집된 차가운 공기는 빌딩의 방과 사무실로 보낸다. 일종의 천연 에어컨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상상의 미래도시를 펼쳐보인다. 그는 “미래 사회에도 도시는 운송·물류 자율 시스템, 태양열 시스템, 도시 텃밭 설치, 전기·수소차 보급 등을 통해 인류의 큰 위협인 기후변화, 에너지 부족, 환경 오염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재경 옮김, 반니, 400쪽, 1만9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