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시끄럽다. 새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충돌하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이 가시화하면서 잠복했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급기야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코스닥시장 정체성 찾기’ 태크스포스(TF) 가동을 지시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이전상장 움직임에 대한 대책 마련 과정에서 시장 정체성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코스피200지수에 셀트리온과 같은 코스닥 초대형주를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두 시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코스닥시장 측은 “시장 균형 발전을 위해 특례 편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측은 “특례를 허용하면 지수와 시장 간 괴리가 있을 수 있고 시장 관리에도 허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 영국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주요 증권시장은 한 곳뿐”이라며 “코스닥은 ‘성장 사다리’ 시장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했다.

갈등이 심화되자 정 이사장은 TF팀 가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TF팀은 김성태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와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를 공동 팀장으로 이번주 초 첫 회의를 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각각의 기업공개(IPO) 기업 규모나 특징을 구체화해서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게 목표다.

사의를 밝힌 정 이사장의 뒤를 이를 새 이사장 선임 절차가 다음주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코스닥 정체성 문제가 새 이사장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005년 통합거래소가 출범한 이후 코스닥시장 발전 방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논의할 시기가 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본시장의 구조를 재확립해야 하는 게 새 이사장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