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업계 6위 아세아시멘트가 5위인 한라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든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는 산업은행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한라시멘트는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인수 1년여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매물로 나왔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주관사를 맡아 잠재적 인수 후보들에 투자안내문(IM)을 보내고 있다.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이 약 1000억원이어서 매각 가격은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8.3%의 시장점유율(2015년 말 기준)을 가진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점유율 12.7%)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20%를 넘어선다. 한일시멘트(25.1%·지난달 인수한 현대시멘트 포함)와 쌍용양회(22.2%)에 이어 단숨에 3위 회사로 도약한다.

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면서 업계가 지각변동을 겪는 동안 아세아시멘트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한라시멘트마저 다른 대형사에 팔리면 시장점유율면에서 경쟁사에 완전히 뒤처지게 된다는 위기감이 아세아시멘트를 인수전에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륙에 생산시설을 둔 아세아시멘트가 해안에 생산시설을 가진 한라시멘트를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큰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유진 삼표그룹 등 경쟁사들에 비해 약세로 평가받는 자금력이다. IB업계에선 한일시멘트가 PEF인 LK투자파트너스와 짝을 이뤄 현대시멘트를 사들인 사례처럼 아세아시멘트가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