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도발자제' 이례적 평가… 북한으로 넘어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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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先외교-後군사옵션' 가닥 기류…북한 추가도발 여부가 관건
미국의 북핵 해법이 '선(先) 대화-후(後) 군사옵션'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새 전략발표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에 앞서 발언을 자청,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이를 주목하고 인정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은 눈길을 모은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고대해왔던 신호, 즉 북한이 긴장 수위와 도발 행동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는지와 가까운 장래 언젠가 대화로의 길을 우리가 볼 수 있는지 등의 시작이기를 바란다"며 기대 섞인 언급을 내놨다.
북한의 도발 자제를 적극적으로 평가한 틸러슨의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반응이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발사로부터 아직 1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신규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지 겨우 2주일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 외교소식통은 23일 미국의 외교 사령탑이 '한 템포' 빠르게 북한의 '도발자제'를 긍정 평가한 것은 작심하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하되 그게 안될 경우 군사적 옵션을 쓸 것이나, 되도록 군사적 옵션을 쓰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을 방문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가 전날 오산 기지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해결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군사력은 외교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화'와 '외교'에 방점을 두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공은 다시 북한에 넘어갔다.
일단 북한이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과 자신들의 정권수립 기념일이라는 내달 9일까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경우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 극도로 긴장됐던 한반도 정세가 예상보다 빨리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핵 외교가의 물밑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로 내정된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지난 21일 베이징을 방문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협의를 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를 방문해 25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정부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방러는 내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러 준비 측면 외에도 북핵 관련 러시아의 협조를 확보하는 모색의 측면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22일(현지시간) 북한 핵 개발을 도운 중국법인 5곳과 러시아 법인 1곳 등 10개 기관과 중국인 1명, 러시아인 4명 등 개인 6명을 신규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까지 최대의 대북 영향력을 지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 속에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신규 제재 결의가 나왔음에도 미국이 중국·러시아 측을 독자 제재한 것은 두 나라를 향해 '대북 압박의 끈을 느슨하게 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미국의 북핵 해법이 '선(先) 대화-후(後) 군사옵션'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새 전략발표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에 앞서 발언을 자청,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이를 주목하고 인정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은 눈길을 모은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고대해왔던 신호, 즉 북한이 긴장 수위와 도발 행동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는지와 가까운 장래 언젠가 대화로의 길을 우리가 볼 수 있는지 등의 시작이기를 바란다"며 기대 섞인 언급을 내놨다.
북한의 도발 자제를 적극적으로 평가한 틸러슨의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반응이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발사로부터 아직 1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신규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지 겨우 2주일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 외교소식통은 23일 미국의 외교 사령탑이 '한 템포' 빠르게 북한의 '도발자제'를 긍정 평가한 것은 작심하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하되 그게 안될 경우 군사적 옵션을 쓸 것이나, 되도록 군사적 옵션을 쓰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을 방문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가 전날 오산 기지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해결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군사력은 외교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화'와 '외교'에 방점을 두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공은 다시 북한에 넘어갔다.
일단 북한이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과 자신들의 정권수립 기념일이라는 내달 9일까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경우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 극도로 긴장됐던 한반도 정세가 예상보다 빨리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핵 외교가의 물밑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로 내정된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지난 21일 베이징을 방문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협의를 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를 방문해 25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정부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방러는 내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러 준비 측면 외에도 북핵 관련 러시아의 협조를 확보하는 모색의 측면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22일(현지시간) 북한 핵 개발을 도운 중국법인 5곳과 러시아 법인 1곳 등 10개 기관과 중국인 1명, 러시아인 4명 등 개인 6명을 신규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까지 최대의 대북 영향력을 지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 속에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신규 제재 결의가 나왔음에도 미국이 중국·러시아 측을 독자 제재한 것은 두 나라를 향해 '대북 압박의 끈을 느슨하게 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