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소비자웰빙지수(KS-WCI)] 병원공간, 환자·보호자 중심 재디자인
‘치료에서 치유로.’ 웰빙 철학을 추구하며 병원 공간을 새롭게 재구축한 세브란스병원(병원장 이병석)이 한국표준협회가 주최하는 2017 한국소비자웰빙지수(KS-WCI) 종합병원 부문 1위를 11년 연속 달성했다.

환자에게 가장 편안한 곳은 입원실이 아니라 환자의 집이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와 보호자가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우리라운지’를 조성했다. 우리라운지 공간에 실내정원과 휴게공원을 충분히 설치해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환자가 불편한 몸 때문에 여행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감안, 열대지방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배치함으로써 한겨울에도 여행을 온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꾸몄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공연장도 마련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본관 병동 리모델링에는 환자의 경험을 그대로 녹여냈다. 2005년 개원 이후 10년이 넘어서 시행한 리모델링이다. 병동별 휴게실은 환자와 보호자가 조용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배려했다. 환자의 침상은 모두 전동 침대로 교체하고 1인 1수납장과 냉장고를 둬 편의성을 높였다. 병동 외부도 살균 재질의 벽지를 활용했다.

어린이병원 로비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특히 어린이병원은 아이들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부족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아이룸(I-Room)’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선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활용해 공부는 물론 음악놀이, 문화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진료센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짐에 따라 응급실 보호자의 출입을 통제해 감염 없는 응급진료센터를 구축했다.

‘기도하는 의사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수술실 안에서 의사가 직접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해 환자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돕고 있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위한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 ‘소리(SOcial Relationship Improvement, SORI)’도 도입했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 공간을 재디자인해 치료를 넘어서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웰빙지수 1위라는 성과를 내 기쁘고 전 교직원이 협업을 통해 더욱 성장하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