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인우월' 남부연합 동상 목에 줄걸어 넘어뜨려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남부연합(Confederate) 상징 동상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항의 시위대에 의해 목에 줄이 걸린 채 넘어졌다.

15일(현지시간) WNCN 방송에 따르면 백인우월주의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전날 저녁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 카운티 법원 청사 외곽 메인스트리트에 모였다.

남부연합 병사 동상이 세워진 곳이다.

동상은 1924년 건립됐다.

시위대에서 나온 한 여성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동상의 목에 노란 밧줄을 걸었고 시위대원들이 줄을 잡아 당기자 동상이 힘없이 고꾸라졌다.

동상은 땅에 부딪히면서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시위대원들은 쓰러진 동상에 몰려가 발길질을 해댔다.

더럼 카운티 경찰은 동상을 쓰러트리는 장면을 촬영했으나 시위대를 저지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도 없었다.

이 동상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을 위해 싸운 병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남부연합 상징물은 남북전쟁의 원인인 노예제와 불평등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인식되면서 그동안 미 전역에서 철거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 주말 샬러츠빌에서는 시 의회가 남부연합 로버트 E.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하자,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네오나치즘, 대안우파 단체 등이 연합해 시위를 벌였고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폭력 사태로 번졌다.

동상을 넘어뜨리는 데 참여한 한 시위대원은 "이제야 정의를 맛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 지사는 트위터에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인종주의와 폭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조형물을 제거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썼다.

앞서 켄터키 주 렉싱턴 시도 샬러츠빌 사태 이후 도시 중심부에 있는 남부연합 상징물을 애초 계획보다 빨리 철거하기로 했다.
美 '백인우월' 남부연합 동상 목에 줄걸어 넘어뜨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