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순익이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에 힘입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41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497억원)보다 35.2% 늘었다. 다만 늘어난 금액 중 상당액이 일회성 요인의 영향인 만큼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상반기에만 순익 63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760억원 늘어난 수치지만, 이 중 2578억원은 일회성 수익이다. 지주사인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그룹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회계기준에 변화가 생기면서 신한카드에 대규모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카드 역시 국세청에서 잘못 징수한 M포인트(현대카드 적립포인트) 부가세 환급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순익이 늘었다. 전년 동기보다 359억원 늘어난 130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 중 환급받은 세금이 383억원에 달해 실제 순익만 따지면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삼성카드는 아파트관리비와 제세공과금 카드납부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213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하나카드도 전년 동기보다 93.6% 늘어난 75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13.5% 줄어든 612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올 하반기부터는 카드사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전체 카드사 순익이 연간 35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