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은 15일 호남 지역 공략에 나섰다. ‘대선 패배 책임론’ 등으로 다른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안 후보는 공개 일정 없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동영·천정배 후보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정 후보는 이어 전북 지역 당원들을 만나는 등 스킨십을 넓히는 데 주력했고, 천 후보는 광주 지역 청년들과 만나 지역 민심을 들었다. 이언주 후보도 광주시당 청년위원회와 간담회를 열어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안 후보는 공식 일정 없이 하루를 보냈다. 안 후보는 지난 14일 첫 TV 토론에서 “대선에서 패배한 지 석 달 만에 어떻게 대표 경선에 나설 수 있냐”며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안 후보는 이에 “대선 패배의 큰 책임이 있다”면서도 “당이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어 (자신이) 뒤에 있는 것도 안 된다”고 맞섰다.

안 후보는 “진용이 갖춰진 다음에 지방선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일은 뭐든 하겠다”며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천 후보가 “대표가 되면 지방선거에서 안 후보가 전략적 승부처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하자, 안 후보가 이에 받아친 것이다.

정치권은 안 후보가 서울시장 등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내년 3선 도전 가능성이 높은 박원순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면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국민의당 당권 레이스는 1차 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이 안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른 후보들도 이를 위해 남은 기간 안 후보에 대한 공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열릴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결선투표를 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