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軍최고위급 인권침해 충격… 사회가 용납 안 해"
신임 軍수뇌부 보직신고…"관행 일신하고 마음가짐 달라져야"
"환골탈태 수준 국방개혁 필요…北 핵·미사일 대응전력 확보 시급"
"육군·육사출신 섭섭해하지 말라…군 중심이 육군임은 다 아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그동안 장병 인권침해가 주로 선임병에게서 있었다면 이번엔 군 최고위급 장성과 가족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며 "장병 인권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신임 군 수뇌부들로부터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은 자리에서 박찬주 대장의 이른바 '갑질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한 뒤 "관행적 문화에 대한 일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불거진 사건을 보면 과거에는 거의 관행적으로 돼오다시피 한 일인데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며 "다들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강도 높은 국방개혁으로, 그냥 국방을 조금 개선한다거나 조금 발전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개혁의 목표는 '이기는 군대', '사기충천한 군대', '국민께 신뢰받는 군대'"라며 "지금까지 잘 해왔고 특히 목함지뢰 도발 때 보여준 군의 대응태세와 굳건한 정신력을 보고 국민은 군에 신뢰와 사랑을 보내주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 우리 군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시대정신"이라면서 "무엇보다 고도화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비하는 현대전 승리의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군사 대응 태세를 이른 시일 내에 보완하고 자주국방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다시는 방산비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단행된 군 수뇌부 인사를 두고 '육군 기득권 허물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국방부장관부터 군 지휘부 인사까지 육해공군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육군이나 육사 출신들이 섭섭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군의 중심이 육군이고 육사가 육군의 근간이라는 점은 국민께서 다 아시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군대를 만드는 데 군의 다양한 구성과 전력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6명의 장성에게 "오랫동안 군 생활 하면서 아주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시고 신망과 도덕성을 잘 지켜주신 덕분에 최고의 반열에 오른 것 같다"며 "부인들께서도 아이들 전학시키랴 정말 고생 많으셨을 텐데 고생 끝에 영광을 갖게 돼 축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육군총장에게 "우리 육군총장은 부인도 간호장교 출신인 데다 이번에 따님도 육사에 1차 합격했다고 들었다.

2차는 면접인데 체력검정도 있고, 합격할 것으로 믿는다"고 덕담했다.

또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에게는 "공군총장도 아드님이 공군 조종사로 근무하고 계시죠"라고 물으며 "그렇게 다들 군내에서 온 집안이 함께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방에 헌신하는 분들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육군총장은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제게 대의를 맡겨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새로운 안보 상황에서 군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도록 절박한 심정으로 강도 높은 개혁에 육군이 선도적으로 나서겠다"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이날 신고식에는 김 육군총장, 이 공군총장,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박종진 제1야전군사령관,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 김운용 제3야전군사령관이 참석했고 이들의 배우자도 동석했다.

군 장성 진급·보직신고 행사에 배우자가 동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