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재산도피, 5년 이상 징역 가능…뇌물죄는 최대 징역 5년
무죄 아니면 실형 불가피…이재용 유무죄 '모 아니면 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오늘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서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을 앞둔 가운데 주요 혐의 중 일부만 유죄가 나와도 실형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죄가 아니면 실형이라는 '모 아니면 도'의 결과가 예견되는 만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 뇌물공여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 ▲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가지다.

가장 형량이 무거운 것은 재산국외도피 혐의다.

특검이 주장한 도피액 78억9천만 원이 모두 인정되면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이 나올 수 있다.

최저 형량의 2분의 1까지 낮추는 '작량감경'을 받아도 징역 5년이다.

도피액이 5억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년 이상 징역이 가능하다.

특검은 최순실씨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현지명 코레스포츠)에 용역비 등 명목으로 78억9천만원 상당을 지급한 것에 이 혐의를 적용했다.

횡령 혐의도 액수가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되는데,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횡령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실제 지급한 298억2천535만 원으로 기준을 훌쩍 넘는다.

이와 비교하면 뇌물공여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라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 약속금액 135억여원을 포함해 총 433억 2천800만원의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여기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204억원)과 최씨가 설립했다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16억2천800만원)이 포함됐다.

다만 액수가 수백억 원에 달하고 이 부회장이 시종 혐의를 부인한 점에 비춰볼 때 유죄가 인정되면 벌금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뇌물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줄줄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소 징역 5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이 밖에 국회 위증 혐의는 양형기준상 가중·감경 요소가 없으면 최소 10개월, 최대 2년의 징역이 권고돼 전체 형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나가 승마 관련 지원 등을 보고받지 못했다거나 최씨 모녀를 모른다고 대답한 것에 위증 혐의가 적용됐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