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교대생들의 집단 반발을 계기로 교사 수급 문제가 새삼 첨예한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서울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지난해(846명)의 8분의 1인 105명으로 급감했다. ‘임용고시 절벽’이다. 반면 재작년까지 ‘제로(0)’였던 미발령 교사는 2년 새 997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3년간 발령을 못 받으면 합격이 취소된다. 다급해진 교육당국이 신규 진입의 ‘수도꼭지’부터 잠근 것이다. 하지만 선발 인원을 줄이면 교대생이, 늘리면 미발령 교사가 피해를 보게 돼 진퇴양난이다.

이런 ‘병목’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외 지역에도 미발령 교사가 경기 927명, 세종 134명 등 2820명에 달한다. 고령화와 예산 부족으로 명예퇴직 교사가 줄어 뾰족한 대책도 없다. 이 지경이 된 것은 교육당국의 ‘근시행정’과 저출산 충격 탓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예고돼 있음에도 안이하게 미루다 문제를 키웠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1수업 2교사’로 교원 1만5000명 증원안을 제시한 것도 초저출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절한지 의문이다.

저출산은 오래전 상수(常數)가 돼 버렸지만 그간 정부 대처는 안이하기만 했다. 출생아 수는 2002년 50만 명 선이 무너진 이래 한 번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40만 명 선에 턱걸이했고 올해는 36만 명에도 미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2020년이면 초저출산 첫 세대인 2002년생이 만 18세가 된다. 대학 신입생 모집, 군 병력 확보까지 비상이다. 초·중·고, 대학, 군대 등에 충격의 도미노가 불가피하다.

이들 부문은 세금으로 적지 않은 연봉과 높은 연금까지 줘야 한다.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어려운 경직적 구조다. 인구와 무관하게 공무원 숫자가 느는 게 문제다. 전북과 경남의 경우 1998년 이후 인구가 각각 18.0%, 16.1% 줄었는데도 공무원은 4.5%와 9.5% 늘었다. 파킨슨 법칙을 입증하는 듯하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정해진 미래에서 “저출산 시대엔 모든 것이 공급과잉이 되며,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귀담아들을 얘기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