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부터)와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6일 국회에서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부터)와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6일 국회에서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작지만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며 ‘제2 창당론’을 들고 나왔고,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대선 책임론’으로 안 전 대표를 압박했다.

안 전 대표는 6일 혁신비전 간담회를 열고 “한국형 제3의 길을 위해 젊고 스마트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 신인을 30% 이상 공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제2창당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정치혁신위원회 등 세 축을 중심으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전 대표는 당 대표 출마 배경에 대해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며 “독배라도 마시겠다는 심정으로 당과 운명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출마로 인해)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며 “심장이 멈춰 환자가 쓰려졌을 때 웬만해서는 심장이 다시 뛰지 않는다. 전기 충격을 줘야 한다”고 비유했다.

천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정치”라며 “누울 자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몰염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천 전 대표는 “대선 패배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선후보가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라고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등록일(10~11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정 의원도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 있다면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제시한 ‘극중(極中)주의’는 ‘새정치’처럼 모호하고 듣도 보도 못한 구호”라며 “방향과 신념이 없다는 점에서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현장에서 실천하자는 ‘민생주의’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맞서 천 전 대표와 정 의원이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탈당’과 같은 정치적 결정에는 가능성을 부인하며 완주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당에서 안 전 대표 출마에 부정적 여론이 많은 만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승부해볼 만하다는 관측이다.

정 의원은 “당원 5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당 대표의 정당성과 정통성이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결선투표를 주장했던 안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기회주의”라며 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김기만/김소현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