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100m 천하' 막 내린 날… 한국육상 '희망' 밝힌 김국영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자신의 은퇴 무대인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3연패에 실패했다. 같은 대회에서 ‘한국의 희망’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사진)은 한국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볼트는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5로 3위를 기록했다. 볼트 그늘에 가려 만년 2인자로 아쉬움을 삼켰던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이 9초92로 우승을 차지했다. 개틀린은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2년 만에 세계선수권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에는 올 시즌 랭킹 1위인 크리스천 콜먼(21·미국)이 올랐다. 볼트는 대회 14번째 메달(금메달 11, 은메달 2, 동메달 1)을 획득해 멀린 오티의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에 만족해야 했다.

볼트의 마지막 무대에서 한국 육상은 새 희망을 봤다. 김국영이 전날인 5일 100m 예선에서 10초24로 3위를 차지하며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준결승에 오른 것. 이날 준결승 무대에 선 김국영은 10초40으로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김국영은 19세 때부터 육상 단거리 불모지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였다. 지난 6월 강원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는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개인 네 번째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국영은 예선에서 0.107초의 출발반응을 기록했다. 전체 1위의 출발반응이었다. 준결승에서도 출발반응 0.115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출발’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관건은 가속과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에 김국영은 400m 훈련을 꾸준히 하고 보폭을 넓히는 등 약점을 보완하고자 노력 중이다. 김국영은 이날 경기 직후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세계의 벽에 한 걸음 다가갔지만 아쉬움도 느꼈다”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