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11년 만에 미국 법인 흑자 전환…올해 해외 매출, 국내 넘어설 것"
“미국법인은 설립 11년 만에 올해 처음 흑자를 기록할 겁니다. 이를 계기로 전체 해외 법인의 경영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사진)는 지난 5일 서울 가산동 사무실에서 “10년 이상 공들인 해외시장 공략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올해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익폭도 늘어나 그동안 적자였던 해외법인들의 경영수지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1위 치과 임플란트업체다. 국내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다. 하지만 세계 치과 임플란트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약했다. 스트라우만, 다나허, 덴츠플라이 등 해외 업체에 밀려 한 자릿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외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적자를 내는 법인이 흑자 법인보다 더 많다. 지난해 22개 해외 법인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6곳뿐이었다.

엄 대표는 “해외시장은 아직 거둬들이기보다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며 “올해부터는 현지시장 개척에 들어간 투자비용에 가려있던 성과들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치과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현지 치과의사를 교육하고 영업망 확대에 들인 노력이 수익으로 결실을 볼 것이란 얘기다. 올해 1분기 흑자를 낸 해외법인은 여덟 개로 늘었다.

매출 규모가 큰 미국법인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올 1분기 1억3000만원 흑자를 냈고 2분기에도 흑자가 예상된다고 엄 대표는 설명했다. 그 배경에는 필라델피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오스템임플란트 프리미엄 브랜드인 하이오센의 매출 확대가 있다. 올해부터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시아 수출도 시작했다. 엄 대표는 “아시아에서도 하이오센의 반응이 좋다”며 “이 덕분에 미국법인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올해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치과용 의자 유니트체어도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에 940대를 판매해 지난해 전체 실적(약 700대)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목표 판매량은 2000대 이상이다. 그는 “유니트체어와 치과 임플란트를 묶어 판매하면 마케팅에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외형 성장에도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중국 톈진, 칠레, 우크라이나에 법인을 세웠고 하반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 내년에는 콜롬비아에 법인을 설립한다. 엄 대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실적에 더해 해외법인 실적까지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4000억원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