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듯 마는듯' 文대통령, 내일 휴가 끝 靑 복귀…현안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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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재충전 휴가' 계획, 北도발로 시작부터 어긋나
휴가 복귀 직후 트럼프 美대통령과 전화통화 예정
부동산 대책 여론 향배 주목…중기부 장관·4강 대사 인선도 마무리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4박 5일 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5일 청와대로 돌아온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발사에 따른 어수선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시작된 휴가인터라 '쉬는 듯 마는 듯' 보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 기간을 활용해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큰 틀의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중심으로 갈수록 심화하는 한반도 안보위기를 근원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구상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이고, 대내적으로는 부동산과 증세, 신고리 원전 등 굵직한 정책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해법 마련에 몰두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는 머리를 비우고 푹 쉬고 오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국내외의 현안이 쌓이면서 문 대통령의 '온전한 휴가' 계획은 시작부터 어긋났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28일 밤늦게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휴가 대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야 했다.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즉각적인 무력시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의 추가 임시배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소집 요구, 대북 경계 강화 등을 지시하고 29일 하루 동안 북한의 동향을 더 살핀 후 30일 오전에야 평창으로 떠났다.
하루 늦어진 평창행도 사실 온전한 휴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둘러보는 데 썼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행보였다.
애초 외신 기자들까지 초청해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 계획은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31일 주영훈 경호실장 등 소수 경호인력만 대동한 채 강원도 평창 진부면에 있는 오대산 상원사길로 산행을 떠났으나, 곧 등반객들의 눈에 띄어 사인 공세와 '셀카' 세례를 받아야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진정한 휴가는 지난 1일 외부와 격리된 경남 진해 해군 기지 내 군 휴양시설에 들어선 이후에야 가능해졌다.
다만, 진해에 머무는 동안에도 문 대통령은 각종 국내외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워낙 중대한 국내외 현안이 많다 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다"며 "휴가지에서도 중요한 보고는 다 받으셨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일에는 휴가지인 진해에서 리야미자드 리야쿠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기도 했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문 대통령은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더 강력한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휴가 복귀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정상 간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더 강도 높은 제재를 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3일 밤늦게 이뤄진 한·미·일 3국 안보 최고 책임자 간 화상회의에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독자적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먼저,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으로 제한된 우리 군의 미사일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이 곧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사거리는 유지한 채 탄두 중량을 대폭 증대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미사일 지침 개정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김현종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한 만큼 미국 측이 요구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외 현안뿐 아니라 국내에도 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동시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초고소득 증세에 대한 국민 여론의 향배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대책은 대다수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상 시장의 반응과 국민 여론을 세심하게 모니터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 중앙행정기관의 수장 중 공석인 곳은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소방청장, 방위사업청장, 문화재청장 등 4자리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젊은 벤처기업가 출신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일·러 등 4강 대사의 인선도 더 늦추기 어렵다.
중국 대사에는 노영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대통령은 주미대사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 구상을 통해 복잡한 인선 방정식의 해법을 찾아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휴가 복귀 직후 트럼프 美대통령과 전화통화 예정
부동산 대책 여론 향배 주목…중기부 장관·4강 대사 인선도 마무리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4박 5일 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5일 청와대로 돌아온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발사에 따른 어수선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시작된 휴가인터라 '쉬는 듯 마는 듯' 보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 기간을 활용해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큰 틀의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중심으로 갈수록 심화하는 한반도 안보위기를 근원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구상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이고, 대내적으로는 부동산과 증세, 신고리 원전 등 굵직한 정책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해법 마련에 몰두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는 머리를 비우고 푹 쉬고 오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국내외의 현안이 쌓이면서 문 대통령의 '온전한 휴가' 계획은 시작부터 어긋났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28일 밤늦게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휴가 대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야 했다.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즉각적인 무력시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의 추가 임시배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소집 요구, 대북 경계 강화 등을 지시하고 29일 하루 동안 북한의 동향을 더 살핀 후 30일 오전에야 평창으로 떠났다.
하루 늦어진 평창행도 사실 온전한 휴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둘러보는 데 썼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행보였다.
애초 외신 기자들까지 초청해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 계획은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31일 주영훈 경호실장 등 소수 경호인력만 대동한 채 강원도 평창 진부면에 있는 오대산 상원사길로 산행을 떠났으나, 곧 등반객들의 눈에 띄어 사인 공세와 '셀카' 세례를 받아야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진정한 휴가는 지난 1일 외부와 격리된 경남 진해 해군 기지 내 군 휴양시설에 들어선 이후에야 가능해졌다.
다만, 진해에 머무는 동안에도 문 대통령은 각종 국내외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워낙 중대한 국내외 현안이 많다 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다"며 "휴가지에서도 중요한 보고는 다 받으셨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일에는 휴가지인 진해에서 리야미자드 리야쿠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기도 했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문 대통령은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더 강력한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휴가 복귀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정상 간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더 강도 높은 제재를 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3일 밤늦게 이뤄진 한·미·일 3국 안보 최고 책임자 간 화상회의에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독자적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먼저,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으로 제한된 우리 군의 미사일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이 곧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사거리는 유지한 채 탄두 중량을 대폭 증대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미사일 지침 개정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김현종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한 만큼 미국 측이 요구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외 현안뿐 아니라 국내에도 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동시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초고소득 증세에 대한 국민 여론의 향배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대책은 대다수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상 시장의 반응과 국민 여론을 세심하게 모니터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 중앙행정기관의 수장 중 공석인 곳은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소방청장, 방위사업청장, 문화재청장 등 4자리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젊은 벤처기업가 출신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일·러 등 4강 대사의 인선도 더 늦추기 어렵다.
중국 대사에는 노영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대통령은 주미대사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 구상을 통해 복잡한 인선 방정식의 해법을 찾아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