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백' 국민연금 이사장 공모 착수
국민연금이 8개월째 공석인 새 이사장(CEO)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비어 있는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도 조만간 공모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운용자산이 600조원으로 세계 3위 규모고 가입자가 2100만 명가량에 달하지만 ‘CEO·CIO 공백’으로 기금 운용에 차질이 우려돼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3일 “다음주 초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임원추천위가 복수 후보자를 추천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르면 이달 말 새 이사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작년 12월31일 문형표 전 이사장이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뒤 8개월째 CEO 자리가 비어 있다.

신임 이사장 후보로는 현 정부와 가깝거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복지 공약 설계에 관여했고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아 국민연금 관련 정책을 다듬었다.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캠프 출신으로 지난 19대 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국정기획위에서는 자문위원을 돕는 전문위원 단장을 맡았다. 복지부 장관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용익 전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맡았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이사장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전혀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도 조만간 인선에 나설 계획이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이사장이 임명한다.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전주로 옮긴 데다 홍완선, 강면욱 전 본부장이 각각 투자 책임, 인사 책임을 이유로 중도에 물러난 상황이라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