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활동을 통해 인민해방군 내부의 정적을 제거하고 군 개편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등 최고지도자 수준으로 높이려 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인민해방군이 지난달 30일 건군절 기념 열병식에서 군 현대화 성과를 과시한 것은 시 주석의 야심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上海)정법학원 부교수는 인민해방군 개편이야말로 지도부와 지휘체계 교체가 목적이라면서 "시 주석이 반부패활동을 통해 인민해방군 내부의 정적을 통제하고 군 개편을 통해 개인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 부교수는 시 주석이 군 개혁과정에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보다 대담하고 혁신적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오쩌둥이 인민해방군을 창건했고 덩샤오핑이 군 체계를 수정하고 개편했지만, 시 주석은 전체 구조를 혁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이 구소련식 기존 인민해방군 모델이 국제적 도전에 대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이제는 중국이 덩샤오핑의 '저자세 유지' 전략을 포기하고 '업적 달성 노력'이란 새 정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시 주석으로선 국제 사회의 다양한 도전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전투 준비가 된 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도 "시 주석은 정치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은 중국 혁명 1세대의 자녀로서 공산당 정권을 위한 병권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니러슝은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이 1927년 난창(南昌) 무장봉기 이후 사상 최악의 부패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인민해방군을 구하고 혁명 정신을 재건하는 데 실패하면 공산당이 붕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이 겅뱌오(耿彪) 당시 국방부장의 비서이던 1980년 겅 부장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을 당시 첨단 기술의 군사무기 혜택을 깨달았다면서 "시 주석이 중국 무기 강화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인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외형 면에서 인민해방군의 전투력이 개선됐다고 의심할 사람은 없지만, 인민해방군이 1979년 베트남전 이후 실전경험이 없고 미국·일본 등 잠재적인 적이 있는 상황에서 실제 전투준비를 갖춘 군대라고 결론내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웡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반부패 캠페인 때문에 인민해방군 지휘관과 장교들의 사기가 위축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군에 대한 당의 강력한 지배를 강화한 것은 인민해방군이 진정한 국가의 군대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라며 "인민해방군이 여전히 당에 속한 군대라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유혈 진압에 가담한 역사적 오명을 벗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군 반부패 칼 꺼낸이유…"정적 치고 개인위상 강화목적"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