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컨설팅업체 "장기적으론 도매은행부문에서만 최대 4만명"

오는 2019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계기로 런던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금융기관의 엑소더스(대탈출)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글로벌 은행업의 한 부문인 도매은행부문에서만 최대 4만명이 이동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금융컨설턴트업체인 올리버위먼은 지난 1일 펴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1년' 보고서에서 "영국에 기반을 은행들이 지금 같은 수준의 EU 시장 접근을 상실하는 '하드 브렉시트' 상황을 맞으면 금융서비스 전반에 걸쳐 최대 3만1천~3만5천개의 일자리가 영국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지난해 우리가 추정했다"고 상기했다.

보고서는 "이중 1만2천~1만7천개는 도매은행부문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은행들과의 접촉 등에 근거하면 이런 중기적 영향 추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하지만 지난 보고서 때 지적했듯이 영국 탈출이 궁극적으로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경영진들이 EU 지역으로 더 많은 활동을 재배치할 영리적 이유를 발견할지 모르는데 고객과의 친밀성을 유지하면서 영업직과 트레이더들, 리스크 매니저들 사이의 협업을 독려하는 것 등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더 근본적으로는 EU가 장래 유럽 금융시스템 구조에 관한 수많은 정책적 궁금증들을 맞고 있고, 예컨대 결제 등 금융시스템 구조를 이루는 어떤 요소가 계속해서 런던에서 제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궁금증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다 광범위한 금융시장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이런 EU를 향하는 장기적 이동은 도매은행부문에서만 약 3만5천~4만명의 일자리를 영국에서 EU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 "런던 탈출 계획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런던의 위상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유럽의 다른 금융센터는 없다"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아일랜드 더블린이 프랑스 파리와 더불어 주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약 4천명이 유럽대륙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현시점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도이체방크 재배치 계획에 관한 설명을 접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도이체방크가 아직 재배치 계획을 매듭짓지 않았다면서 최종 이동 규모는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계 은행 씨티그룹과 스위스 UBS, 영국 바클레이스 등 대형 은행들도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따른 영업환경 변화에 대비한 업무·인력 이동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렉시트발 엑소더스…"금융인 3만1천~3만5천명 런던서 철수"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