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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리스트 김기춘 징역 3년…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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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조윤선 /사진=연합뉴스TV
    김기춘 조윤선 /사진=연합뉴스TV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그 실체를 두고 논쟁이 됐던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함과 동시에 '보조금 집행 정책의 일환'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한 결과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겐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2년,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각각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사법부의 1심 판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두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 등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보조금 지급에 적용하게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이나 장관 등으로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남용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 지시를 담당했다"며 "이에 따라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예술위 등에 하달돼 지원배제 행위가 은밀하고 집요한 방법으로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실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지원배제 범행은 정치권력의 기호에 따라 지원금 지급을 차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헌법과 문화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그 과정에서 예술위 임직원이나 문체부 실무 공무원들이 고통을 겪었고, 긍지였던 그들의 직업이 수치로 여겨지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법치주의와 국가의 예술지원 공공성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실장에 대해선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는데도 가장 정점에서 지원배제를 지시했다"며 "그럼에도 자신은 전혀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않았고, 또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회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보수주의를 표방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무직 공무원들로,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좌편향돼 있다는 인식에 따라 이를 단기간에 바로잡겠다는 의욕이 지나쳐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개인의 사익추구를 목적으로 한 다른 국정농단 범행과는 성격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범 여부에 대해선 일단 "인정하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청와대나 문체부 보고서 내용을 보고받았을 개연성이 크긴 하지만 증거들을 종합해도 지원배제 범행을 지시나 지휘해서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보기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원 배제 과정에서 예술위 직원 등에게 형법상 '협박'으로 볼 행위는 없었다며 강요 혐의는 전원에게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이 정무수석으로서 신동철이나 정관주가 지원배제에 관여하는 것을 지시하거나 이를 보고받고 승인하는 등의 행위를 담당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판단했다.

    문체부 공무원들의 사직 강요 혐의에 대해선 판단이 엇갈렸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이 지원배제 적용에 소극적인 문체부 실장 3명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급 공무원은 신분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의사에 반해 면직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한 판단이다.

    다만 김종덕 전 장관과 김상률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힌 노태강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현 2차관)의 사직을 강요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2급 공무원이던 노 전 국장은 공무원법상 신분이 보장되는 위치라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특히 재판부는 노 전 국장의 사직 강요가 박 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였다며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지시는 공무원의 신분 보장과 직업공무원제도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법·부당한 지시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 등이 국회 국정감사와 지난해 국정조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모른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는 대체로 유죄로 인정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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