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터진 '부자증세'…여당 "이왕 할 거면 대상·폭 더 넓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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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발 '증세 전쟁'
여당 "전방위 증세 논의"
박영선 "과표 500억 기업 세율 1% 올리면 연14조 걷혀"
김태년 "자본소득세 인상 등 검토할 건 모두 검토해야"
입장 갈리는 야권
정우택 "결국 서민까지 가렴주구하는 증세될 것"
2야 "핀셋증세론 부족…전면적 세제개편 필요"
여당 "전방위 증세 논의"
박영선 "과표 500억 기업 세율 1% 올리면 연14조 걷혀"
김태년 "자본소득세 인상 등 검토할 건 모두 검토해야"
입장 갈리는 야권
정우택 "결국 서민까지 가렴주구하는 증세될 것"
2야 "핀셋증세론 부족…전면적 세제개편 필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초고소득층(과세표준 5억원 초과)과 초대기업(2000억원 초과)에 대한 증세만으론 증세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법인세율 인상 범위를 500억원 초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은 소득세 3억~5억원 구간 신설과 자본이득세 증세 논의와 관련,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세원 정비 차원에서 검토할 것은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증세론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증세 대상과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국민적 합의’라는 전제 아래 복지 재원 조달을 위한 전면적인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 “증세할 거면 대상 늘리자”
민주당은 1억5000만~5억원(세율 38%) 소득세 구간에 3억~5억원을 신설해 세율을 38%에서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연소득 5억원이 넘는 초고소득자의 세율을 기존 40%에서 42%로 높이는 초고소득자 증세에 초점을 뒀으나 세수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추가 증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거래나 금융상품 거래로 발생한 자본소득세는 재정비를 통한 증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당 대표가 처음 증세 논쟁에 불을 지핀 것처럼 이번 추가 증세 논의도 당에서 ‘총대’를 메는 모양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증세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당내 다른 의원들도 증세 필요성을 거들었다. 법인세 인상 대상 확대를 주장한 박영선 의원은 “500억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를 1%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면서 기업이 얼마나 세금 압박을 받는지 한번 테스트하면 기업도 내성이 생겨 과격한 세금 인상에 대한 저항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1% 올리면 연간 14조원가량이 더 걷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7일 당정회의에서 구체적인 추가 증세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왕 증세논쟁을 시작할 거라면 연간 세수 증대 규모가 3조8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초고소득·초대기업 증세보다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2야, 증세 논의 가세
날로 거세지는 여권발 증세 논쟁에 야3당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가렴주구’ ‘도미노 증세’ 등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부·여당의 일방 추진 방식을 비판하면서도 증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9월 정기국회에서 증세를 둘러싸고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신3당 공조체제’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권 초기 갑작스러운 증세 추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밝혀온 방침과 180도 다른 약속 위반”이라며 “지지율이 높을 때 밀어붙이자는 꼼수 증세라면 역작용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부자 증세라고 하지만 결국 증세폭탄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도미노 증세로 나타날 것”이라며 “조선시대 가렴주구식 증세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증세가 정말 필요한지, 국민적 합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증세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관련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복지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 국민적 합의를 이룬 다음 그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게끔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연간 4조원 규모의 ‘핀셋 증세’로는 복지 재원을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간 4조원씩 5년간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은 20조원으로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달성에 필요한 예산으로 밝힌 178조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면 자체 세제안을 마련해 국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형호/유승호 기자 chsan@hankyung.com
여당에서 증세론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증세 대상과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국민적 합의’라는 전제 아래 복지 재원 조달을 위한 전면적인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 “증세할 거면 대상 늘리자”
민주당은 1억5000만~5억원(세율 38%) 소득세 구간에 3억~5억원을 신설해 세율을 38%에서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연소득 5억원이 넘는 초고소득자의 세율을 기존 40%에서 42%로 높이는 초고소득자 증세에 초점을 뒀으나 세수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추가 증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거래나 금융상품 거래로 발생한 자본소득세는 재정비를 통한 증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당 대표가 처음 증세 논쟁에 불을 지핀 것처럼 이번 추가 증세 논의도 당에서 ‘총대’를 메는 모양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증세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당내 다른 의원들도 증세 필요성을 거들었다. 법인세 인상 대상 확대를 주장한 박영선 의원은 “500억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를 1%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면서 기업이 얼마나 세금 압박을 받는지 한번 테스트하면 기업도 내성이 생겨 과격한 세금 인상에 대한 저항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1% 올리면 연간 14조원가량이 더 걷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7일 당정회의에서 구체적인 추가 증세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왕 증세논쟁을 시작할 거라면 연간 세수 증대 규모가 3조8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초고소득·초대기업 증세보다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2야, 증세 논의 가세
날로 거세지는 여권발 증세 논쟁에 야3당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가렴주구’ ‘도미노 증세’ 등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부·여당의 일방 추진 방식을 비판하면서도 증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9월 정기국회에서 증세를 둘러싸고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신3당 공조체제’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권 초기 갑작스러운 증세 추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밝혀온 방침과 180도 다른 약속 위반”이라며 “지지율이 높을 때 밀어붙이자는 꼼수 증세라면 역작용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부자 증세라고 하지만 결국 증세폭탄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도미노 증세로 나타날 것”이라며 “조선시대 가렴주구식 증세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증세가 정말 필요한지, 국민적 합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증세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관련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복지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 국민적 합의를 이룬 다음 그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게끔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연간 4조원 규모의 ‘핀셋 증세’로는 복지 재원을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간 4조원씩 5년간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은 20조원으로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달성에 필요한 예산으로 밝힌 178조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면 자체 세제안을 마련해 국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형호/유승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