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옛것이 살아있는 무공해 산촌…정이 듬뿍 담긴 '외갓집 향수'
김천 옛날솜씨마을은 산나물과 들꽃 향기로 가득한 전통마을이다. 깊은 골짜기에선 맑은 물소리와 푸른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넉넉하게 곡식을 품은 들판과 곱게 물든 단풍잎은 눈부시다.

옛날솜씨마을에서는 수도산 일대에서 나는 산채들을 봄에 말려 두었다가 나물을 해 먹는다. 수도산의 송이 또한 향이 좋다. 주민들은 김치와 유과, 두부를 손수 만들어 먹으며 음식 솜씨를 뽐낸다. 탐스럽게 열린 붉은 오미자를 따고, 맷돌을 갈아 콩물을 내어 두부를 만든다. 닭백숙과 염소고기, 메밀국수가 일품이다. 음식과 함께 먹는 석감주와 약단술은 입에 착착 감긴다. 복조리를 만드는 공예 솜씨마저 좋다.

마을 바로 뒷길을 따라 걸어가면 수도산의 수도계곡까지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수도계곡은 굽이마다 독특한 절경의 연속이다. 수도산의 청암사에는 인현왕후가 궁에서 쫓겨났을 때 머물던 고택이 남아 있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마을 주변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마을은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단위 도시민이 농촌 체험을 하고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집집마다 가족사진과 함께 재미난 문구를 적어놓은 문패들이 있어 정겹다.

가마솥 옛날 찐빵과 전통 떡 체험, 황토 천연 염색, 짚공예, 농사체험, 전래놀이, 물놀이 등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다. 민박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1박2일 코스도 가능하다. 옛날솜씨마을에서 어릴 적 시골의 외갓집을 찾은 듯한, 인정 넘치는 넉넉한 농촌생활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