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부터 ‘밴플리트상’을 받고 있다.  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부터 ‘밴플리트상’을 받고 있다. 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 이어 한·미 경제협력과 우호 증진에 힘쓴 공로로 ‘2017 밴플리트상’을 받았다.

최 회장은 이날 수상 연설에서 “수상의 영광을 선친께 돌린다. 그분이 일궈놓은 업적을 이어받은 제가 작고 보잘것없는 공으로 대를 이어 상을 받아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은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해외 유학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 인재 양성은 물론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했다. 최태원 회장도 1998년부터 19년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을 맡아 장학사업을 펼쳐 697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546명이 미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만큼 한·미 우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선친은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일류 국가가 될 길은 인재밖에 없다는 신념 아래 유학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유학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부친의 ‘통 큰’ 장학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부친의 뜻을 이어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인재 양성과 학술교류, 한·미 양국 간 투자와 협력 등 고등교육재단과 SK가 해온 일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메모리 인수와 관련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고 (미국에서) 매각 중지 가처분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해 도시바와 SK하이닉스가 상생의 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밴플리트상은 1995년부터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에 매년 수여한다. 6·25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인 고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연세대 설립자인 언더우드 선교사, 김대중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수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