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명칭이 비뇨의학과로 변경된다. 남성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는 진료과라는 인식 탓에 환자 폭이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비뇨기과 명칭을 비뇨의학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1963년 피부비뇨기과에서 비뇨기과로 분리된 뒤 50여년 만에 비뇨의학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이다.

올초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내부 회원 투표 등을 통해 비뇨기과 명칭을 비뇨의학과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지난 3월 대한의사협회는 상임이사회를 열고 다른 진료과 의사 등의 동의를 얻어 비뇨기과 명칭을 바꿔달라고 복지부에 건의했다. 의사협회의 내부 의결을 거친 사안이기 때문에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면 명칭 변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그동안 비뇨기과가 남성 생식기 만을 치료하는 전문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해 진료에 제약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잘못된 인식 때문에 여성 환자는 물론 남성 환자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원인이 됐다. 비뇨기과를 전공하겠다는 의사도 적었다.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2년 47%, 2013년 44.8%, 2014년 26.1%, 2015년 40.2%, 지난해 29.3% 등으로 최근 5년 간 50%를 넘지 못했다. 비뇨기과 전문의를 따고도 동네의원을 개원할 때 비뇨기과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의사도 400여명에 이른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비뇨의학과로 이름이 변경되면 전립샘 질환 등의 수술은 물론 요실금과 같은 치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이름을 바꾼 진료과들이 이 같은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2007년 소아과는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도 진료하는 과라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로 이름을 바꿨다. 정신과와 마취과도 환자 진료 폭을 넓히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로 이름을 바꿨다. 2002년 이름이 바뀐 마취통증의학과는 대상포진 척추질환 등 통증질환을 치료하는 과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2005년 524개였던 동네의원 숫자가 2014년 863곳으로 늘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