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사진)가 10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심 대표는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동안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정의당이 제1당이 되는 상상을 해달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2020년 총선까지 기득권 편향의 낡은 국회를 바꿔야 한다”며 “비례대표제 확대와 18세 투표권 도입, 결선투표제 등 정치 개혁에 계속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의당이) 심상정·노회찬 발밑이 비어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추고 도약의 계기를 만든 지금이 새로운 지도력을 확충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퇴임 이유를 밝혔다. 심 대표는 차기 지도부를 향해 “군소정당에서 유력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당의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이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시민들과 광범위하게 만나면서 소통하고 힘을 모아가겠다”며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 국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2015년 7월 당직 선거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2년 임기 동안 진보정당의 부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대선에선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득표인 6.17%를 얻어 당의 외연을 확장했다. 여성과 비정규직 노동자로부터는 ‘심블리(심상정+러블리)’라는 애칭을 들으며 소수자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의당은 11일 새 대표를 선출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