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재 약속한 마크롱 "북한 비핵화에 모든 수단 활용"
FTA 좋게 평가한 트뤼도 "양국 경제관계 더 확대하자"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경화 빼앗겨"
문 대통령은 회담 전 인사말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에서 정치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셨는데 직접 만나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촛불혁명이라는 민주주의 혁명이 있었고, 제가 그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그렇게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프랑스, 한국의 대통령이 됐으니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 문제를 포함해 아주 긴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안보 문제가 문 대통령께 얼마나 중요한지 제가 안다”고 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근원적인 북한 비핵화 방안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반도는 6·25전쟁 이후 최고의 위기이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면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도 사정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는 기회라고 하듯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높여가는 동시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우려가 깊다”며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또 양국 경제협력과 관련, “양국 기업들이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 경제 관계를 확대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 총 9명의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북핵 문제와 글로벌 현안 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준수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끈기를 갖고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함께 자리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제 밑에 있었던 직원이 대통령님 밑으로 가게 된 것을 조금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유엔은 강 장관을 빼앗겨 많은 것을 잃었다. 조금은 아쉽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함부르크=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