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효과 지속…연간 영업익 50조 무난
삼성전자의 실적은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문에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실적 전망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DS사업부문은 최소 올해 말까지는 수익성이 견조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지난 4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평택 반도체 공장에 있다. 64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전용 공장인 평택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며 삼성전자의 낸드 반도체 사업에서 3D 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만큼 생산성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낸드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버용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3분기 서버용 D램 모듈의 평균 계약 가격이 2분기 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바일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도 올해는 호재다. 아이폰8이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하면서 OLED 관련 영업이익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8에 들어갈 3D낸드 공급까지 최근 삼성전자에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 실적이 2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따른 투자 및 신규 인수합병(M&A) 공백이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3~5년 전 이뤄진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장(電裝) 등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리더십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 위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