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성향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커지면서 3일(현지시간)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1.2% 떨어진 달러당 16.825페소를 기록했다.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지난 2일 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에서 여당 총선 후보들이 평균 28.5%,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진영 총선 후보들은 평균 27.8% 지지율을 보였다. 이 지역에는 아르헨티나 전체 유권자의 40%가 몰려 있다.

투자자들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오는 10월 상원 중간선거를 통해 정계에 복귀하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각종 시장 친화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에 이어 2007년부터 8년간 재임했다. 민간 부문 국유화, 외환통제 등 좌파정책을 펼치다가 2014년 아르헨티나를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내몰았다. 이후 잠시 정계를 떠난 그는 페로니즘을 표방하는 중도좌파 정당 시민연합전선을 창당해 상원 출마를 선언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